내비건트 리서치 보고서, 바이두·도요타 10위권 신규 진입
"자율주행차 2차전 개막…기업 간 협업 방식이 관건"
(서울=연합뉴스) 최재서 기자 = 구글, GM, 포드 등 미국 기업이 자율주행차 상용화 경쟁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는 가운데 현대차는 일본 도요타나 중국 바이두(百度) 등에도 밀려 10위권 밖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미국의 유력 기술조사업체인 내비건트 리서치(Navigant Research)는 최근 자율주행차 출시가 예상되는 20개 회사에 대한 보고서를 발간해 이같이 평가했다.
조사는 기술수준과 생산전략, 실행능력, 파트너, 비전 등 10개 기준을 정해 진행됐으며 1∼100점 사이에서 점수를 매겨 순위를 정했다.
조사에 따르면 자율주행차 업계 '리더 그룹'은 3곳으로 1위는 구글 웨이모(Waymo), 2위는 GM 크루즈(Cruise), 3위는 포드 오토노머스 비히클스(FAV) 등 모두 미국 기업들이었다.
지난해 1∼3위 GM, 웨이모, 다임러-보쉬 순에서 다소 순위가 바뀐 것이다. 포드는 지난해 4위에서 선두권으로 진입했다.
현대자동차[005380]는 리더에 도전하는 '경쟁자 그룹'으로 평가됐고, 지난해에 이어 15위에 머물렀다. 지난 2017년 10위에 오른 다음 해부터 10위권 밖으로 밀려나 선두로 나아가지 못하고 있다.
경쟁자 그룹에는 이 밖에 미국의 자동차부품업체 델파이에서 분리된 앱티브와 인텔-모빌아이, 폭스바겐그룹, 다임러-보쉬, 바이두, 도요타, 르노-닛산 얼라이언스 순으로 이름을 올렸다.
이중 바이두와 도요타는 처음으로 10위권에 진입했다.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 차두원 연구위원은 "상위 3개 기업은 이미 양산설비를 준비하고 있어 경쟁에서 다소 앞서는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웨이모는 지난해 12월 세계 최초의 자율주행차 상용 서비스 '웨이모 원'을 운영하기 시작했고, 포드는 최근 자율주행차기술 시설 구축에 약 1조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GM은 올해 완전 자율주행차를 양산하겠다는 계획을 내놨고, 자율주행차를 위한 미연방 정부의 가이드라인을 만들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올해에는 GM크루즈, FAV 등 자회사 형태의 기업이 '리더 그룹'에 포함됐다는 점이 주목된다.
업계 관계자는 "2015년부터 2018년 초까지 자율주행차 선점을 위한 글로벌 인수합병이 활발했다"면서 "상위권 기업은 이를 통해 기술을 확보, 자율주행차 업계를 선점할 수 있었다"라고 분석했다.
GM은 지난 2016년 자율주행 소프트웨어 업체 '크루즈 오토메이션'을 인수했다.
이어 반도체 기업 인텔도 2017년 3월 자율주행차 카메라 제조업체 '모빌아이'를, 포드는 2018년 1월 자율주행차 관련 소프트웨어 업체 '오토노믹'을 인수했다.
다만 지난해부터는 인수합병보다 기업 간 협력이 늘어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차 연구위원은 "1차전이 막을 내리고 시장의 새 판이 짜이는 자율주행차 2차전이 시작된 것"이라고 표현했다.
웨이모는 지난해 초 재규어 랜드로버와 손을 잡았고, 그전에는 FCA와 협력한 바 있다.
지난 2월에는 BMW와 메르세데스-벤츠의 모기업 다임러가 자율주행 분야에서 전략적 협력관계를 맺기로 합의했고, 폭스바겐과 포드도 최근 자율주행차 합작사를 설립하기로 했다.
차 연구위원은 "아직 완전자율주행이 나오기까진 시간이 걸리고, 그 전에 시장이 어느 정도 형성됐다는 게 의미가 있다"면서 "기업들이 각각 어떤 형태로 시장을 선점할지가 관건"이라고 진단했다.
acui72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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