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이탈리아 이어 모나코·프랑스도 일대일로 포섭나서(종합2보)

입력 2019-03-25 10:32   수정 2019-03-25 15:52

시진핑, 이탈리아 이어 모나코·프랑스도 일대일로 포섭나서(종합2보)
알베르 2세 모나코 국왕과 회담…"모나코 일대일로 적극 참여 환영"
佛남부서 마크롱 대통령과 만찬…내일 파리서 국빈방문 일정 소화



(런던·베이징=연합뉴스) 박대한 김진방 특파원 = 유럽을 순방 중인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이탈리아에 이어 24일(현지시간) 모나코와 프랑스를 방문했다.
AFP 통신에 따르면 시 주석은 부인 펑리위안(彭麗媛) 여사와 함께 이날 오후 프랑스 남부 니스 공항에 도착했다.
공항에서는 장이브 르드리앙 프랑스 외무부 장관과 의장대가 시 주석 일행을 맞았다.
시 주석은 곧바로 이곳에서 멀지 않은 모나코 공국을 방문, 알베르 2세 모나코 국왕과 부인 샬린 공주를 만났다.
시 주석은 알베르 2세 국왕과의 정상회담에서 이탈리아의 적극적인 참여를 끌어낸 일대일로(一帶一路:육상·해상 실크로드) 건설 홍보에 주력했다.
시 주석은 이 자리에서 "중국 국가주석의 모나코 방문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양국관계가 안정적으로 발전하고 실무협력과 관련해 구체적인 진전이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중국은 모나코가 일대일로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것을 환영한다"면서 "양국이 개방적인 협력과 상호 공영의 협력 관계를 심화하는 것을 지지한다"고 강조했다.
시 주석은 또 "모나코와 환경보호 분야 및 인문 분야에서 풍부한 교류를 하길 원한다"고 덧붙였다.


시 주석은 이날 저녁 볼리외쉬르메르로 다시 이동해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만찬을 함께 했다.
시 주석은 "프랑스는 중국이 처음으로 수교를 맺은 서방 대국으로 올해 수교 55주년을 맞았다"면서 "이런 특수한 의미가 있는 해에 프랑스를 방문한 것은 특별한 의미가 있다"고 양국 간 우호 관계를 극찬했다.
그는 "현재 국제정세와 양국관계는 큰 변화가 일어났지만, 변하지 않는 것은 양국 간 우호적인 감정"이라며 "이는 매우 귀중한 재산"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중국과 프랑스는 국제업무에서 다자주의를 주창하고, 보호주의와 일방주의에 반대하고 있다"면서 "개방형 세계 경제 건설과 협력을 통해 인류가 직면한 도전에 맞서야 한다는 데 뜻을 같이하고 있다"고 역설했다.
[로이터 제공]
시 주석은 일대일로 건설과 관련해서는 "양국은 이미 일대일로 건설과 제3 시장 개척에 협력할 것을 약속하고, 실질적인 효과를 거뒀다"면서 "중국은 프랑스와 계속해서 유엔 사무와 세계 무역, 기후변화 등 중대한 문제에서 협력해 나가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마크롱 대통령은 "지난해 중국 방문은 매우 성공적이고 유쾌했다"면서 "양국은 끊임없이 정상 간 달성한 중요한 공동 인식을 실현하고 있고, 무역과 과학기술, 문화 등 분야에서 교류와 협력을 추진하고 있다"고 화답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또 "프랑스는 일대일로 이니셔티브를 매우 중시하고 있다"면서 "우리는 중국을 기후변화와 관련해 중요한 전략적 협력 동반자로 여기고, 중국이 이 분야에서 중요한 역할을 발휘하고 있는 데 대해서 높이 평가한다"고 말했다.
양국 정상은 25일 프랑스 수도인 파리로 이동한 뒤 시 주석의 프랑스 국빈방문 일정을 소화할 계획이다.
올해는 샤를 드골 전 프랑스 대통령이 1964년 중국과 국교를 수립한 지 55주년이 된다.
프랑스와 중국은 이번 시 주석의 국빈방문 기간 원자력, 항공, 클린에너지 계획과 관련해 여러 상업적 계약을 체결하는 등 일련의 협력 강화에 합의할 계획이다.
이어 26일에는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장클로드 융커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 위원장 등이 파리를 찾아 다음 달 예정된 EU-중국 정상회의에 앞서 무역과 기후변화 대책 등 주요 이슈에서 '유럽-중국 간 접점'을 모색할 예정이다.


시 주석은 그러나 황제급 예우와 환대를 받았던 이탈리아에서와 달리 이번 프랑스 방문에서 중국의 영향력 확대를 우려하는 마크롱 대통령의 견제에 직면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유럽 내 우려에도 불구하고 이탈리아와 중국은 지난 23일 이른바 '현대판 실크로드'인 일대일로(一帶一路:육상·해상 실크로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중국이 경제와 무역을 겨냥한 구상이라고 밝히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서방은 중국이 일대일로를 통해 지정학적, 군사적인 확장을 꾀하려 하고 있다는 의심을 거두지 않고 있다.
하이코 마스 독일 외무장관은 이날 언론 인터뷰에서 "중국, 러시아, 미국 등과 같은 거인들의 세계에서 우리는 EU로 단결해야만 살아남을 수 있다"면서 "만약 어떤 국가가 중국과 똑똑하게 비즈니스를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그들은 나중에 자신들이 매우 (중국에) 의존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놀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중국은 자유 민주주의 국가가 아니라고 강조했다.
실제 이탈리아와 달리 마크롱 대통령은 시장 접근과 관련해 중국에 호혜성을 확대해달라고 요구할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은 자국 내 투자를 위해서는 외국기업들에 필수 기술 노하우를 요구하고 있다고 AFP 통신은 전했다.
중국이 일대일로를 이야기하기 위해서는 양방향 접근이 필요하다는 것이 프랑스 정부의 기본 입장이다.
중국 네트워크 장비업체 화웨이 역시 중국과 프랑스 간 다뤄질 민감한 이슈 중 하나가 될 전망이다.
미국이 유럽 동맹국들에 화웨이 장비 사용을 배제하라는 압박을 가하고 있지만, 프랑스는 아직 공식적인 결정을 내리지 않았다.
모나코의 경우 이미 화웨이와 5세대(G) 장비 계약을 공식 체결했다.
AFP 통신은 마크롱 대통령이 중국이 신장 위구르 수용소에 구금한 이슬람 신자 인권 침해에 대한 우려를 시 주석에게 제기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pdhis959@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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