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트럼프, 골란고원 이스라엘 주권 인정 서명 예정"(종합)

입력 2019-03-25 00:30  

이스라엘 "트럼프, 골란고원 이스라엘 주권 인정 서명 예정"(종합)
'5선 위기' 네타냐후 총리, 총선 2주 앞두고 미국행



(테헤란=연합뉴스) 강훈상 특파원 = 이스라엘 카츠 이스라엘 외무장관 대행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5일(현지시간)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의 방미에 맞춰 시리아 골란고원에 대한 이스라엘의 주권을 인정하는 대통령령에 서명할 것이라고 24일 밝혔다.
그는 이날 자신의 트위터에 이렇게 밝히면서 "이로써 양국 관계는 여느 때보다 더 가까워지게 됐다"는 글을 올렸다.
카츠 장관대행의 글이 사실이라면 지난해 5월 트럼프 정부가 국제사회의 반대에도 예루살렘을 이스라엘의 수도로 인정하고 자국 대사관을 이전한 데 이어 또 한 번 중동의 '뇌관'을 건드리게 될 것으로 보인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21일 자신의 트위터에 "(1967년 중동전쟁 이후) 52년이 지난 지금 미국이 이제 골란 고원에 대해 이스라엘의 주권을 완전히 인정할 때가 됐다"는 글을 올려 파문을 일으켰다.
골란 고원은 1967년 아랍 연합군과 전쟁에서 이스라엘이 승리하면서 점령한 뒤 1981년 이른바 '골란 고원법'을 제정, 자신의 영토로 병합했지만 국제사회의 인정을 받지 못했다. 유엔도 이를 불법 점령지로 규정한다.
시리아 내전이 막바지로 접어들고 있으나 시리아 남부 골란 고원 부근에서는 이스라엘군과 시리아에 파병된 친이란 레바논 무장조직 헤즈볼라, 이란군의 군사적 긴장이 여전하다.
미국이 골란 고원이 이스라엘의 땅이라고 공식화하면 양측의 군사적 충돌의 명분이 될 수도 있다.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미국을 방문, 25일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과 정상회담한다.
총선이 2주 앞으로 다가와 선거운동만으로도 한창 바쁜 시기임에도 네타냐후 총리는 양국의 돈독한 우호와 자신에 대한 트럼프 정부의 지지를 과시해 지지층을 결집하려고 미국을 찾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번에 총선에서 승리하면 5번째 총리직이 확실한 그로선 특히 미국 정부의 직·간접적인 '선거운동'이 필요한 시점이다.
중도성향의 야권 연대에 집권 여당인 리쿠드 당이 위협받고 있는 데다 부패 혐의로 기소될 위기에 처했기 때문이다.
강경 보수 성향의 리쿠드 당은 팔레스타인과 긴장, 대이란 적대 정책, 미국의 지지 등을 선거 전략으로 내세워 성과를 거뒀었다.
이스라엘 강경 보수세력의 염원이었던 골란 고원의 주권 인정은 선거를 앞둔 네타냐후 총리로서는 미국에서 '큰 선물'을 받는 셈이다.
트럼프 정부도 국제사회의 우려와 비판엔 아랑곳하지 않고 네타냐후 정부의 바람대로 예루살렘으로 대사관을 이전하고 팔레스타인에 대한 지원을 대폭 축소했으며 이란 핵합의를 탈퇴했다.
지난주에는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이 이스라엘을 찾아 네타냐후 총리에 대한 미국 정부의 지지를 확인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워싱턴으로 출발하기 전 24일 기자들에게 "이스라엘 총리와 미국 대통령이 지금처럼 결속된 적이 없다. 트럼프 대통령에게 골란 고원에 대한 역사적인 선언과 이란에 대한 지속적 압박을 이야기하겠다"며 방미 의도를 분명히 밝혔다.
네타냐후는 방미 중 미국의 유대계 이익단체 미ㆍ이스라엘 공공정책위원회(AIPAC) 연례 총회에서 연설하고 미 의회 지도자들을 만날 계획이다.
미국의 전폭적인 지지와 안정적인 관계는 이스라엘 선거판에서 보수층 유권자에게 상당히 효과가 큰 재료다.
이란을 고립하고 팔레스타인 측을 압박을 통해 평화협상에 끌어내려는 트럼프 정부가 이를 전적으로 수용하고 실행하는 네타냐후 총리가 연임하기 바라는 것은 당연하다.
2020년 대선에서 재선을 바라는 트럼프 대통령도 미국에서 영향력이 크고 공화당의 핵심 지지층인 유대계를 향한 '정치적 제스처'가 필요하다.
hskang@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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