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시티=연합뉴스) 국기헌 특파원 = 중미 온두라스가 예루살렘을 이스라엘의 수도로 공식 인정했다.
후안 올란도 에르난데스 온두라스 대통령은 24일(현지시간) 성명을 내 예루살렘을 이스라엘의 수도로 선언하고 예루살렘에 무역사무소 개설 방침을 밝혔다고 로이터 통신이 보도했다.
에르난데스 대통령은 그러나 대사관을 텔아비브에서 예루살렘으로 이전할 계획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그는 "오늘 발표한 첫 조치는 이스라엘의 수도인 예루살렘에 무역사무소를 개소하는 것"이라며 "이것은 텔아비브에 있는 우리 대사관이 확대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나는 두 번째 조치(대사관 이전)가 미국과 이스라엘의 적들로부터 많은 공격을 불러일으킬 것이라고 말해왔다"면서 "그래도 우리는 이 길을 계속 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에르난데스 대통령의 이런 발언은 미국이 예루살렘을 이스라엘의 수도로 인정하는 등 친(親) 이스라엘 정책을 취하는 가운데 나왔다.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는 지난해 팔레스타인의 강력한 반대에도 이스라엘 주재 대사관을 예루살렘으로 옮겼으며, 유엔 팔레스타인 난민구호기구(UNRWA)에 대한 지원 삭감, 팔레스타인해방기구(PLO)의 미 워싱턴DC 사무소 폐쇄 등의 조치를 발표한 바 있다.
더 나아가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1일 이스라엘이 시리아로부터 점령 중인 골란 고원(Golan Heights)에 대한 이스라엘의 주권 인정을 옹호하기도 했다.
미주기구(OAS)와 유럽연합(EU)은 2017년 11월 치러진 온두라스 대선이 불법적으로 진행됐다며 재선거 시행을 권고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보수 친미주의자인 에르난데스의 승리를 축하하며 재선을 인정했다.
현재 이스라엘에 있는 외국대사관 대부분은 예루살렘이 아니라 텔아비브에 자리를 잡고 있다.
예루살렘을 어느 국가에 속하지 않는 도시로 규정한 유엔 결의안과 국제법을 존중하고 있기 때문이다.
예루살렘은 유대교뿐 아니라 기독교, 이슬람교의 공동 성지로 꼽히고 유엔은 1947년 11월 예루살렘의 종교적 특수성을 고려해 국제사회 관할 지역으로 규정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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