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X오송역 열차 120여대 지연사고 원인은 "부실 감리·시공"(종합)

KTX오송역 열차 120여대 지연사고 원인은 "부실 감리·시공"(종합)
조가선 슬리브 설계와 다르게 작업…경찰, 감리·시공업자 4명 '기소의견' 檢송치

(청주=연합뉴스) 이승민 기자 = 지난해 11월 수많은 승객의 불편을 초래했던 KTX 오송역 인근 열차 단전사고의 원인이 된 전선 시공업체 관계자와 감리 4명을 경찰이 입건했다.

충북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KTX 철도망 절연 조가선 교체 공사업체 현장 감리 A(63)씨와 B(49)씨 등 공사 관계자 3명을 업무상과실 기차교통방해 혐의로 불구속 입건,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고 25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B씨는 KTX 오송역 단전 사고일인 지난해 11월 20일 오전 0시 50분에서 오전 4시 30분 사이 절연 조가선 교체 작업을 부실하게 한 혐의를 받는다.
조가선은 전차선을 같은 높이에서 수평으로 유지하기 위해 지탱해주는 전선이다.
B씨는 작업 시간을 줄이기 위해 접속 연결부(슬리브) 압착 시공을 하면서 설계 도면보다 조가선을 짧게 삽입하고 압착도 허술하게 한 것으로 조사됐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 감식 결과, 안전하게 조가선이 유지하기 위해서는 77㎜ 길이를 삽입하고 압착해야 하는데 B씨는 이에 못 미치는 54.5㎜만 삽입한 것으로 드러났다.
압착 두께도 25.23∼26.87mm로 시공해 설계 기준(25mm)에 못 미쳤다.
B씨가 부실 시공해 자연히 분리된 조가선이 지나가던 KTX 열차의 팬터그래프에 부딪히면서 단전이 일어났다.

팬터그래프는 KTX열차 상단부에서 전차선과 연결돼 전기를 끌어들이는 장치다.
사고 KTX에 설치된 블랙박스에는 부실시공으로 분리돼 지면을 향해 늘어진 조가선이 열차와 부딪히는 장면이 담겼다.
A씨와 공사업체 대표 C(43)씨 등 3명은 설계 도면과 다르게 시공된 접속 슬리브 확인을 게을리하는 등 관리·감독을 제대로 하지 않은 혐의다.
경찰 관계자 "공사 발주처인 충북도와 KTX 운영 주체인 코레일 등 관계 기관에 대해서도 수사를 했지만, 사고 원인과 관련한 혐의점은 찾지 못했다"고 말했다.
지난해 11월 20일 오후 5시 1분께 청주시 흥덕구 오송역에서 발생한 KTX 열차 전차선 단전사고로 열차 120여대가 최장 8시간까지 지연 운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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