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수·외야수·내야수 두루 가능…타석에서는 홈런 타자
(창원=연합뉴스) 최인영 기자 = 포수로서 입단했지만, 외야수로 뛰고 있다. 맡긴다면 1루 수비도 볼 수 있다. 수비만으로도 다재다능인데 첫 경기에서 홈런을 터트려 거포 기대감까지 키운다.
프로야구 NC 다이노스의 새 외국인 타자 크리스티안 베탄코트(28)의 이야기다.
베탄코트는 지난 23일 창원NC파크에서 열린 NC와 삼성 라이온즈의 2019 프로야구 신한은행 마이카 KBO리그 개막전에 4번 타자 우익수로 선발 출전, 1회말 첫 타석에서 시원한 3점 홈런을 터트렸다.
개막 시작 15분 뒤에 터진 이 홈런은 KBO리그 2019정규시즌 1호 홈런으로 기록됐다. 그만큼 베탄코트의 KBO리그 데뷔전은 강렬했다.
베탄코트는 지난해 12월 NC와 계약했을 때 포지션으로 관심을 끈 선수다.
그의 주 포지션은 포수다. 아무리 수준급 포수가 귀한 KBO리그지만, 외국인 포수가 정착에 성공한 사례는 없었다.
NC는 자유계약선수(FA)로 거물 포수 양의지를 영입했지만 베탄코트에게도 종종 포수 마스크를 씌울 구상을 하고 있다.
포수로 경기에 나오지 않을 때도 활용법은 많다. 그는 1루수, 2루수, 외야수로도 뛸 수 있다.
그는 2017년 메이저리그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시절 6경기에서 투수로 등판한 적도 있다.
당시 샌디에이고는 주로 패색이 짙을 때 투수를 아끼려고 베탄코트를 올렸는데, 마운드에서 그는 최고 시속 154㎞짜리 강속구에 너클볼까지 던졌다.
베탄코트는 NC에서는 주로 1루수로 나올 것으로 예상됐지만, 나성범의 예기치 않은 부상 탓에 우익수 자리에서 나성범의 공백을 채우고 있다.
최근 창원NC파크에서 만난 베탄코트에게 이런 팔방미인 활약의 비결을 묻자 그는 "어릴 때부터 운동 신경이 좋았다. 운동선수로 태어나고 자랐다"고 말했다.
파나마 출신인 그는 2013년 애틀랜타 브레이브스 소속으로 빅 리그에 입성했을 때는 포수였다.
베탄코트는 "메이저리그에는 포수로서 들어갔지만, 다시 포지션 경쟁을 해야 했다"며 멀티플레이어로 거듭난 배경을 설명했다.
그는 외야수로 뛰는 것에 대해서도 "포지션은 상관없다"고 만능 재능에 대한 자신감을 보였다.
다양한 포지션을 대비해야 하는 탓에 그는 훈련시간에도 수비 훈련, 타격 훈련, 전력 분석 등을 모두 소화하느라 유독 바쁘다.
하지만 "안녕하세요, 좋은 아침입니다"라고 한국말도 빠르게 익힐 정도로 즐겁게 NC에 적응하고 있다.
베탄코트는 파나마와 미국 본토를 벗어나 처음 외국 리그에 왔지만 창원NC파크라는 새 구장을 홈으로 사용하게 돼서 행운이라고 밝혔다.
그는 "창원NC파크는 놀랍다. 미국에 있는 몇몇 메이저리그 구장보다 여기가 더 좋다"며 "목표는 우승이다. 팀에 우승을 안기고 싶다"고 의욕을 다졌다.
abbi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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