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파키스탄, 이번엔 종교문제로 '으르렁'…장관 트윗설전

입력 2019-03-25 11:50  

인도·파키스탄, 이번엔 종교문제로 '으르렁'…장관 트윗설전
파키스탄 내 힌두 소녀 '강제 개종' 놓고 양국 장관 말싸움



(뉴델리=연합뉴스) 김영현 특파원 = 최근 전면전 위기까지 치달았던 '앙숙' 인도와 파키스탄 간에 이번에는 종교 문제로 장관 간 '트윗 설전'이 펼쳐졌다.
수슈마 스와라지 인도 외교부 장관은 지난 24일 오전 트위터를 통해 "주파키스탄 인도대사에게 파키스탄 신드주(州)에서 발생했다고 보도된 힌두 소녀 납치 문제에 대해 보고하라고 요청했다"고 밝혔다.
신드주에 사는 힌두 자매가 최근 납치돼 이슬람으로 개종 당한 뒤 무슬림 남성들과 강제로 결혼해야 했다는 언론 보도와 관련해 사실 관계를 파악하겠다고 나선 것이다.
인도 인구의 80%가 힌두교도일 정도로 힌두교도 대부분은 인도에 살지만, 파키스탄에도 일부 힌두 커뮤니티가 형성돼 있다. 이들은 인도에 사는 무슬림과 마찬가지로 파키스탄에서 종교를 이유로 여러 차별에 시달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스와라지 장관의 언급에 파키스탄 측은 발끈했다. 파키스탄 국민 문제는 인도가 관여할 일이 아니라는 것이다.
파와드 차우드리 파키스탄 공보부 장관은 약 4시간 뒤 역시 트위터를 통해 "이것은 파키스탄 내 이슈"라고 반박했다.
차우드리 장관은 그러면서 소수 집단이 통제되는 나렌드라 모디의 인도가 아니라 평화가 중시되는 임란 칸의 파키스탄의 일이라며 힌두 민족주의 성향이 거세지는 최근 인도 사회의 분위기를 비꼬았다.
그러자 스와라지 장관은 다시 트윗을 날려 "주파키스탄 인도대사에게 보고를 요청했을 뿐인데 이런 사실이 당신을 조마조마하게 한 것 같다"며 "이런 상황이 당신의 죄책감을 보여준다"고 재반박했다.
이에 차우드리 장관 또한 인도는 인도 내의 소수자에게나 신경 쓰라고 다시 트윗으로 반격했다.

분위기가 미묘하게 돌아가자 임란 칸 파키스탄 총리가 직접 수습에 나섰다.
칸 총리는 주 정부에 이번 강제 개종 문제와 관련된 사안을 조사하라고 지시했다.
칸 총리는 지난 22일 트윗에서 파키스탄 공화국의 날(23일)을 앞두고 모디 총리가 축전을 보내왔다고 언급하며 "이제 양국은 카슈미르 등 모든 이슈를 해결하기 위해 포괄적 대화를 시작할 때가 왔다"고 긴장 완화에 대해 기대감을 드러낸 바 있다.
앞서 인도는 지난달 14일 인도령 카슈미르(잠무-카슈미르주)에서 발생한 자살폭탄 테러와 관련해 같은 달 26일 파키스탄령 내 테러리스트 캠프를 공습했다. 다음날 공중전까지 벌어져 양국 긴장이 고조됐다.
이후 전면전 위기까지 치달았지만, 파키스탄이 지난달 1일 억류했던 인도 전투기 조종사를 돌려보내면서 갈등이 가라앉는 분위기다.
cool@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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