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녕 대봉늪 위험정비사업 논란…생태 단절 vs 침수피해 개선

입력 2019-03-25 14:10  

창녕 대봉늪 위험정비사업 논란…생태 단절 vs 침수피해 개선



(창원=연합뉴스) 황봉규 기자 = 왕버들군락지인 경남 창녕군 장마면 대봉늪 일대 상습 침수피해를 막는 '대야 자연재해위험개선지구 정비사업' 추진을 놓고 환경단체와 주민 간 논란이 일고 있다.
경남환경운동연합은 25일 경남도청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야 자연재해위험개선지구 정비사업과 관련해 "낙동강 오염원 저감, 홍수 조절, 기후변화를 완화하는 대봉늪 보전방안을 포함한 자연재해위험개선 대안을 마련하라"고 촉구했다.
이 사업은 창녕군 장마면 대봉리 일대 2만8천582㎡에 76억원을 들여 제방과 배수펌프시설 등을 설치해 침수피해를 막는 사업이다.
2003년 태풍 '매미' 내습 때 수위가 올라가 마을 도로와 농지 등이 침수된 뒤 2014년 자연재해위험지구 개선지구로 지정돼 지난해 실시설계용역을 마치고 이달 초 공사를 시작했다.
하지만 대봉늪 생태 파괴를 우려한 환경단체가 최근 공사현장의 흙탕물 방류 등 불법행위를 고발해 낙동강유역환경청이 공사 중지 명령을 내렸다.
환경연합은 "대봉늪은 멸종위기종 동식물 15종 서식지인 동시에 왕버들과 갯버들로 이뤄진 버드나무 군락지가 널리 분포해 경관이 매우 독특하고 우수한 1등급 습지로 평가받았다"며 "그 형태와 형성과정이 우포늪과 거의 동일해 본류인 낙동강과 지류인 계성천이 합류하는 부분에 유수가 정체되고 역류해 형성된 배후 습지성 호소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정비사업의 주요사업인 제방축조공사는 대봉늪을 가로지르는 생태를 단절시키는 형태로 계획돼 있다"며 "(창녕군과 낙동강유역환경청이 협의한) 소규모환경영향평가에서는 제방축조공사가 대봉늪의 경계 주변에서 이뤄지는 사업처럼 왜곡했다"고 주장했다.
또 "소규모환경영향평가에서 낙동강유역환경청은 대봉늪의 홍수조절지 기능 보완 요청을 하고도 보완 결과에 대한 언급 없이 환경영향평가를 마무리했다"며 "창녕군과 낙동강유역환경청이 부실검토한 대야 정비사업은 대봉늪 생태 파괴를 불러왔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창녕군과 낙동강유역환경청은 대봉늪 생태적 가치와 홍수조절지 기능을 고려한 재해안전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며 "대봉늪은 보전해야 할 공유재이므로 전문가가 제시하는 마을과 연접하는 대봉늪 경계 도로를 따라 홍수방어화단을 조성하는 등 대안에 대해 다양하게 검토해달라"고 요구했다.
주민, 행정, 환경단체, 전문가가 참여하는 협의회를 구성해 대안을 모색할 것도 요청했다.
이에 대해 대봉늪 주변 대봉·대야마을 주민들은 "대야 자연재해위험개선지구 정비공사를 조속한 시일 내 재개해 마을 주민들이 자연재해로부터 안심하고 안정적인 생활터전을 만들어달라"고 환경단체 주장을 반박했다.
이들 주민은 환경연합 회견이 끝난 직후 성명을 내고 "장마면 대봉리는 72가구 123명이 사는 오래된 자연마을로 주민 대다수가 농업에 종사하고 있다"며 "매년 우기에 삶의 터전인 논밭 침수는 기본이고 생명의 위험도 느끼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환경단체에서 주장하는 대봉늪은 오래된 자연습지가 아니라 일제 강점기에 현재 사업구역 반대편 계성천 재방공사를 하기 위해 흙을 파낸 자리다"며 "마을에서 내려오는 오수 등으로 인해 가시연꽃이나 수달은 전혀 볼 수 없는 곳이다"고 주장했다.
이어 "대야 자연재해위험개선지구 정비공사는 대봉·대야마을 주민들의 숙원사업이다"며 "아무리 자연환경 보존이 중요하다 할지라도 생명이 우선시 되어야 할 것이다"고 덧붙였다.
주민들은 환경단체들이 재해위험개선지구 공사에 방해되는 어떠한 행위도 하지 말라고 요청해 대봉늪 재해위험개선지구 정비사업과 관련한 시각차를 드러냈다.
bong@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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