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제대결' 벤투 "케이로스 악연은 덮어두고 공격축구로 승부"

입력 2019-03-25 13:48   수정 2019-03-25 17:48

'사제대결' 벤투 "케이로스 악연은 덮어두고 공격축구로 승부"
케이로스 포르투갈 대표팀 사령탑 때 벤투 A매치 데뷔 '인연'


(파주=연합뉴스) 이영호 기자 = "케이로스 감독이 한국과 악연이 있지만, 업적만 따지면 존중받을 사령탑입니다."
파울루 벤투(포르투갈) 한국 축구대표팀 감독이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12위의 '강호' 콜롬비아를 상대로 '공격축구'를 펼치겠다는 뜻을 강조했다.
벤투 감독은 콜롬비아 평가전(26일 오후 8시·서울월드컵경기장)을 하루 앞둔 25일 파주NFC(대표팀트레이닝센터)에서 열린 공식 기자회견에서 "콜롬비아는 개인 능력 뛰어나고 국제 경험도 풍부한 선수들이 많은 강팀"이라며 "어렵고 치열한 경기가 될 것이지만 최대한 공격을 많이 하고, 상대 진영에서 많은 플레이를 하겠다"고 힘줘 말했다.
콜롬비아 대표팀을 이끄는 카를루스 케이로스 감독은 직전까지 이란 대표팀을 이끌면서 한국에 1무 4패의 열세를 안겨준 사령탑이다.

특히 2013년 6월 울산에서 열린 브라질월드컵 예선 경기에서는 이란이 1-0으로 승리한 후 케이로스 감독이 한국 벤치를 향해 '주먹 감자'를 날리면서 한국 축구 팬들의 '공적'이 되기도 했다.
이에 대해 벤투 감독은 "한국 축구가 케이로스 감독과 관련해 불미스러운 사건도 있었지만, 케이로스 감독은 존중받아 마땅한 커리어를 가진 사령탑"이라며 "그런 것은 덮어두고 내일 팬들에게 좋은 경기를 보여주겠다"고 다짐했다.
특히 벤투 감독과 케이로스 감독은 '사제'의 인연이 있다.
벤투 감독이 현역 시절인 1992년 1월 포르투갈 대표팀 데뷔전을 치를 때 사령탑이 케이로스 감독이었다.
벤투 감독은 "케이로스 감독과는 좋은 인연이 대부분이었다"라며 "포르투갈 대표팀을 위해 많은 일을 한 지도자다. 이번 맞대결이 서로에게 좋은 경험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음은 벤투 감독과 일문일답.


-- 케이로스 감독과 개인적으로 인연이 많은데.
▲ 케이로스 감독과의 인연은 좋은 기억이 대부분이다. 케이로스 감독이 포르투갈 대표팀 사령탑이었을 때인 1992년 1월에 내가 대표팀에 데뷔했다. 또 내가 스포르팅 리스본(포르투갈) 감독을 하고 있을 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무대에서 당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잉글랜드) 코치였던 케이로스 감독과 좋은 대결을 했다.
케이로스 감독은 포르투갈 대표팀을 위해 많은 일을 하셨다. 이후 아시아로 무대를 옮겨서 지난 8년 동안 이란 대표팀을 이끌며 많은 성과를 냈다. 이번 맞대결은 서로에게 좋은 경험이 될 것이다. 지금까지 이룬 업적만 보면 케이로스 감독은 존중받을 사령탑이다.
-- 콜롬비아의 축구 스타일은 어떻게 봤나. 눈에 띄는 선수가 있다면.
▲ 콜롬비아의 강점을 잘 살펴봤다. 콜롬비아는 개인 능력이 출중하고 국제무대 경험이 많은 선수들이 많다. 기본적으로 조직력이 잘 갖춰진 팀일 뿐만 아니라 하메스 로드리게스(바이에른 뮌헨)와 라다멜 팔카오(AS모나코) 등 빅클럽에서 뛰는 선수도 많다.
하지만 이런 것들이 우리 대표팀이 내일 경기에서 잘하지 못할 것이라는 이유가 될 수는 없다. 우리 선수들 모두 잘 대응해서 좋은 경기를 치를 것이다.
-- 콜롬비아전 전술 준비는 어떻게 했나. 이강인(발렌시아) 등 젊은 선수들에게 기회를 줄 것인가.
▲ 볼리비아전에서 좋은 경기력을 보여줬다고 해서 콜롬비아를 상대로 비슷한 양상의 경기를 할 수는 없다. 콜롬비아라는 강팀을 상대로 우리 선수들이 원하는 방향과 좋은 조직력을 보여줄 수 있는지 확인하고 싶다.
부상 선수들이 나왔지만, 내일 선발 명단에 영향을 주지는 않을 것이다. 나이와 상관없이 경기 진행 상황에 따라 선수들의 출전 시간을 배정할 것이다.


-- 볼리비아전은 포메이션 형태에 변화를 줬다. 콜롬비아전도 비슷하게 치를 것인가.
▲ 기본적으로 볼리비아전에 가동한 전술을 기본 바탕으로 하겠지만 상대가 바뀐 만큼 세부 전략은 다르게 가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볼리비아전과 완전히 같다고 할 수는 없다. 상대 팀의 선수들 능력과 조직력이 바뀐 만큼 세부적인 것은 변화를 주려고 한다.
-- 콜롬비아가 볼리비아보다 더 강하다. 수비에 무게 중심을 더 줄 생각인가.
▲ 상대가 콜롬비아라고 해서 볼리비아전을 준비할 때와 크게 다르지는 않다. 다만 이번 상대는 우리에게 더 많은 어려움을 줄 수 있는 팀인 것은 분명하다. 상대가 강해서 우리의 플레이를 제대로 못 했다는 변명을 하고 싶지 않다.
최대한 공격을 많이 하고 상대 진영에서 많은 플레이를 하려는 게 목적이다. 이는 상대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상당히 어렵고 치열한 경기가 될 것이지만 우리의 스타일과 철학을 지켜나가려고 노력할 것이다.
-- 국내 팬들은 케이로스 감독에게 반감이 많은데.
▲ 한국 대표팀이 케이로스 감독 지휘 하의 이란을 이기지 못했던 것을 알고 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두 팀이 계속 월드컵에 나선 게 더 중요하다고 본다. 과거의 일은 그 순간으로 덮어두고 싶다. 팬들이 우리 팀을 열심히 응원해주고, 즐겨주고, 어려울 때 힘을 불어넣어 줬으면 좋겠다.
케이로스 감독과 관련된 불미스러운 사건도 있었지만 존중받아 마땅한 커리어를 가진 사령탑이다. 그런 것은 덮어두고 내일 팬들에게 좋은 경기를 보여주겠다.
horn90@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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