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역서 다소 부족∼매우 부족…국내외 자료 수집 등 보완
(대구=연합뉴스) 최수호 기자 = 대구 문화유산인 달성 토성·경상감영·대구읍성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 추진이 첫 단계부터 빨간불이 켜졌다.
관할 구청이 지난 2월 민간에 의뢰한 첫 용역조사 결과 3곳의 현 상태가 세계유산 등재 기준에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드러났기 때문이다.
25일 중구에 따르면 관련 용역조사에서 달성 토성·경상감영·대구읍성 3곳은 각각 유네스코 등재를 위해 형태와 용도, 손상 여부 등을 따져보는 진정성·완전성 평가에서 '다소 부족'∼'매우 부족' 판정을 받았다.
'문화유산의 탁월한 보편적 가치(OUV)' 부문에서는 제시된 6개 평가 항목 가운데 2∼3개에서만 기준을 충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3곳 유산을 한데 묶어 평가한 결과에서도 진정성·완전성 부문이 '다소 부족'으로 나타나는 등 개별 평가와 확연한 차이점은 없었다.
OUV 평가 6개 항목에는 인간의 창의성으로 빚어진 걸작, 인류 역사에서 중요한 단계를 예증하는 건물 유형 등 내용이 포함돼 있다.
중구는 첫 용역조사에서 이러한 결과가 나오자 달성 토성 등 3곳의 진정성·완전성 가치를 끌어올리기 위해 국내외 자료 수집, 현장조사, 복원 등에 나설 예정이다.
중구 관계자는 "OUV 평가는 제시된 항목 가운데 어느 수준까지 충족해야 한다는 기준은 없다"며 "달성 토성 등 3곳의 등재 신청 전략을 어떻게 수립할지에만 활용된다"고 말했다.
사적 제62호인 달성 토성은 높이 4m, 둘레 1천300m가량으로 평지에 낮은 구릉을 이용해 쌓은 것이 특징이다. 남부지방 초기 성곽의 전형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포정동에 있는 경상감영(사적 제538호)은 조선 후기 경상도를 다스리던 지방관청으로 관찰사가 거처하던 곳이다.
대구읍성은 1590년 왜구 침략에 대비해 쌓은 토성이다. 임진왜란 때 파괴된 후 1736년 석성으로 다시 쌓았으나 1907년 일제 주도 상권확장 개발로 해체돼 지하에 일부 흔적만 남아있다.
3곳의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는 류규하 중구청장의 공약으로 중구는 작년 하반기부터 관련 사업 추진에 본격 착수했다.
앞서 지난해 초에는 민간인 50여명으로 구성한 달성 토성·경상감영·대구읍성 유네스코 추진위원회도 발족했다. 추진위는 최근까지 시민 서명, 모금 등 활동을 펼쳤다.
중구 관계자는 "달성 토성 등 세계유산 등재를 기초자치단체 단독으로 추진하기에는 어려움이 있는 만큼 지역 국회의원, 대구시 등과 긴밀히 협력할 계획이다"고 밝혔다.
su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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