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듀크대 연구진, 내분비학회 총회에 보고서 발표
(서울=연합뉴스) 한기천 기자 = 일반 가정의 실내 먼지에도 어린이의 지방세포 발달과 비만을 유발하는 환경호르몬이 많이 들어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미국 듀크대 니콜라스 환경대학의 크리스토퍼 카소티스 박사가 24일(현지시간) '2019 미국 내분비학회 총회'에 발표한 보고서 내용이다. 이번 총회는 지난 23일 루이지애나주 뉴올리언스에서 나흘 일정으로 개막했다.
꼭 실내가 아니더라도 일상생활에서 각종 화합물에 노출되면 지방 성분인 트리글리세라이드의 혈중 농도가 높아지고 비만이 더 심해질 수 있다는 건 이전의 동물 실험에서 이미 입증됐다.
또한 이런 환경호르몬에 노출된 사람은 실제로 체중이 늘어난다는 관찰연구도 많이 나왔다.
그런데 카소티스 박사팀은 집안 먼지에 들어 있는 화합물이 어린이 대사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집중적으로 연구했다. 이 부분에 초점을 맞춘 연구는 처음이다.
노스캐롤라이나 중부의 일반 가정 194곳에서 채집한 먼지 샘플로부터 화합물을 추출한 뒤 지방세포의 발달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치는지 동물에 테스트했다.
이 실험에서 아주 저농도의 먼지 추출 화합물만 있어도 전구 지방세포(precursor fat cell)가 폭발적으로 늘어나 지방세포의 발달로 이어진다는 걸 확인했다.
또한 실내 먼지에서 추출한 100여 종의 화합물을 놓고, 화합물별 농도에 따라 지방세포의 발달 정도가 어떻게 달라지는지 비교 분석했다.
그 결과 약 70종의 화합물은 먼지에서 유발된 지방세포의 발달을 확실히 촉진하고, 약 40종은 전구 지방세포의 분화와 연관돼 있다는 걸 알아냈다.
카소티스 교수는 "먼지 추출 화합물 가운데 3분의 2는 지방세포의 발달을 촉진할 수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면서 "또한 화합물의 절반은 100㎍만 있어도 전구 지방세포가 급증하는데 이는 어린이의 하루 먼지 흡입량의 1천분의 1에 해당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국 환경보호국(EPA)에 따르면 미국 어린이는 하루 60~100㎎의 먼지를 흡입한다고 한다.
연구팀은 아울러 과체중이거나 비만한 어린이가 거주하는 가정의 먼지에서 일부 화합물의 함유량이 특히 많은 걸 발견하고, 이 가운데 비만과 직접 연관된 것들을 확인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이런 화합물은 세탁용 세제, 기타 가정용 세제, 페인트, 화장품 등에서 흔히 발견되는 것들이라고 연구팀은 설명한다.
che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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