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욱 "TV 거부감 없지만 극장 상영 잃는 건 큰 고통"

입력 2019-03-25 1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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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욱 "TV 거부감 없지만 극장 상영 잃는 건 큰 고통"
"앞으로도 긴 이야기 하기 위해서는 드라마 할 것"


(서울=연합뉴스) 이도연 기자 = "앞으로도 많은 등장인물이 담긴 긴 이야기를 하고 싶으면 드라마를 하게 될 것 같습니다."
6부작 드라마 '리틀 드러머 걸'로 돌아온 박찬욱 감독은 첫 드라마 연출 소감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리틀 드러머 걸'은 존 르 카레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 드라마로, 1979년 이스라엘 정보국의 비밀 작전에 연루돼 스파이가 된 배우 찰리(플로렌스 퓨)와 그를 둘러싼 비밀 요원들의 이야기를 그린 첩보 스릴러다. 영국 BBC와 미국 AMC가 공동 제작해 지난해 영국과 미국에서 각각 방영됐다.
25일 서울 종로구 팔판동의 한 카페에서 만난 박 감독은 "130분 영화 안에 도저히 넣을 수 없는 분량의 이야기를 넣어야 했다"고 드라마를 선택하게 된 이유를 밝혔다.
"TV나 OTT(Over The Top,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에 대한 거부감은 별로 없어요. 그렇지만 극장 상영이라는 매우 큰 것을 희생해야 한다는 것은 명심하고 있죠. (극장 상영을 잃는 것은) 뼈를 때리는 고통이에요. 드라마를 선택할 때는 정말 좋은 작품이 아니면 못할 것 같아요."
그는 "'공동경비구역 JSA' 이후 와이드스크린 시네마스코프(가로:세로=2.35:1)만 고집해왔는데, BBC는 16:9 화면만 허용했다"며 "처음에는 그만두고 싶었는데 또 16:9에 맞는 미장센을 찾게 됐다"고 웃었다.


외국 감독으로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분쟁을 다루는 것에 부담도 느꼈다고 털어놨다. 제작사는 박 감독이 '공동경비구역 JSA'의 감독이라는 점 때문에 그를 선택했다.
"제작사는 '공동경비구역 JSA' 감독이라면 이 작품에 어울리겠다고 생각했대요. 저는 해당 역사를 잘 모르는 곳에서 온 사람으로서 공부를 열심히 해야 실수를 하지 않겠다고 생각했고요. 그러나 그 덕분에 오히려 거리를 두고 냉정하게 영국의 역사적인 잘못이나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에 대해 다룰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또 한반도에서 살아온 사람으로서, 영국이나 미국 출신 감독이라면 갖지 못했을 동병상련의 마음도 있었죠. 끝없는 분쟁과 폭력의 악순환에 대해 다루면서 제가 어디서 왔는지가 좋게 작용한 면이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드라마에는 70년대를 구현한 소품과 배경, 화려한 색감 등 박 감독 특유의 미장센이 돋보인다. '팅커 테일러 솔저 스파이', '디 아워스' 등에 참여한 미술감독 마리아 듀코빅과 호흡을 맞춰 미술에도 신경 썼다.
"미술감독은 배우가 놓인 환경을 전체적으로 디자인하죠. 어느 장소를 선택할 것인지의 문제가 영화의 성격을 좌우합니다. '팅커 테일러 솔저 스파이'에서 영국 정보기관 MI6의 회의실이 감동적이었어요. MI6 사무실이 실제 그렇진 않고 마리아의 생각이었다고 하더라고요. 실제 함께 일해보니 '척하면 척' 정말 손발이 잘 맞았어요."
박 감독은 "여주인공의 원색 의상은 내가 가장 강조했던 것"이라며 "1970년대는 히피, 보헤미안 룩이 유행했지만 1980년대의 패션을 구현하길 원했다. 사랑 이야기, 젊은 사람의 이야기이니까 대담한 색을 쓰고 하나의 색으로 통일하기로 했다. 옷의 색에 관한 대사도 새롭게 만들어 넣었다"고 덧붙였다.


드라마는 첩보 스릴러지만 찰리와 베커(알렉산더 스카스가드)의 로맨스도 다뤄진다. 둘은 임무와 사랑 사이에서 갈등을 겪는다. 박 감독은 여자 주인공 찰리 역을 맡은 플로렌스 퓨를 캐스팅한 것에 대해서는 "용감해 보였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모험심, 호기심, 용기, 대담함을 가진 사람이어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본인이 참여를 선택할 수 있고 언제든 빠져나갈 수 있는 작전인데, 찰리는 계속 위험한 쪽으로 가거든요. 플로렌스는 매우 용감해 보이고 모험을 두려워하지 않는 사람처럼 보입니다. 만약 플로렌스 같은 배우가 아니라면 관객은 계속 '왜 집에 안 가지?'라고 질문할지도 몰라요."
박 감독은 '리틀 드러머 걸'의 감독판을 별도로 선보였다. 감독판은 VOD(주문형비디오) 스트리밍 서비스 왓챠플레이를 통해서, 방송 버전은 채널A에서 29일부터 각각 공개된다.
그는 "찰리 행동의 시제를 감독판은 플래시백, 방송판은 그 일이 벌어지는 사건 속에서 현재 시제로 하는 등 결정적인 차이가 있다"고 설명했다.
박 감독은 자신의 차기작이 할리우드에서 만들 서부극 스릴러 영화 '브리건즈 오브 래틀크리크' 또는 국내 개봉작인 미스터리 수사 스릴러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제가 '브리건즈 오브 래틀크리크'를 연출한다고 보도가 나왔는데, 투자 확정이 안 됐어요. 투자 확정이 되면 이 영화가 차기작이 될 것입니다. 남성적이고 폭력적이며 아주 어두운 복수극이에요. 국내에서 준비 중인 작품은 형사들이 나오는 미스터리 수사 스릴러면서 로맨스인 영화입니다."


dyle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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