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연합뉴스) 박세진 특파원 = 일본 정부가 25일 육상과 해상에서 시위에 나선 오키나와 주민들의 반발을 무릅쓰고 미군 후텐마 비행장 이전 예정지인 나고(名護)시 헤노코(邊野古) 연안의 새 구역에서 매립 공사를 시작했다.
다마키 데니 오키나와현 지사는 지난 19일 아베 신조 총리를 직접 만나 매립 공사의 중단을 거듭 요청했지만 거부당했다.
미군 기지인 캠프 슈워브 남서쪽에 위치한 새 매립지 면적은 33㏊로, 헤노코 전체 매립 대상 면적의 5분의 1 규모다.
이곳에서 동쪽에 위치한 6.3㏊ 구역은 작년 12월 토사 투입이 시작돼 40% 정도가 매립됐다.
일본 정부는 내년 여름까지 남쪽 전역의 매립작업을 끝낼 계획이다.
헤노코 매립 공사를 놓고 지난 2월 실시된 오키나와 주민 투표에서는 다수인 72%가 반대했다.
자하나 기이치로(謝花喜一?) 오키나와 부지사는 대다수가 매립 공사에 반대하는 주민여론을 거론하면서 "우선 공사를 중단하고 대화에 나서는 것이 민주국가 본연의 모습"이라고 매립공사를 강행하는 중앙정부를 비판했다.
이날 오키나와 주민들은 헤노코 항에서 40여 척의 카누를 타고 해상으로 나가 시위를 벌이는 등 해상과 육지에서 공사 중단을 촉구했다.
아사히신문은 오키나와 주민들이 바다와 육지에서 항의의 목소리를 높였다고 전했다.
한편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관계 법령에 따라 자연환경과 주민 생활 환경을 최대한 배려하며 매립작업을 진행하겠다"며 공사를 계속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일본 정부는 도심개발로 주택가에 둘러싸인 오키나와 미군 후텐마 비행장에 대한 인근 주민 민원이 끊이지 않자 1990년대 기지 이전을 결정하고 대상지로 헤노코 해안지대를 골랐다.
그러나 대다수 오키나와 주민은 새 기지 조성을 위한 해안매립 과정에서 해양환경이 파괴되고 주민 안전에 새로운 위협이 될 것이라며 이전 자체에 반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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