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화 추정, 인명피해는 없어…무슬림 "극심한 공포 느껴"
(서울=연합뉴스) 김서영 기자 = 뉴질랜드에서 일어난 이슬람사원 테러의 충격이 가시기도 전에 미국 캘리포니아의 이슬람사원에서 방화로 추정되는 화재가 발생했다.
인명 피해는 없었으나, 화재현장 인근에서 뉴질랜드 참사를 언급한 낙서가 함께 발견돼 지역사회가 바짝 긴장하고 있다.
24일(현지시간) AP통신 등에 따르면 경찰 및 소방당국은 이날 오전 3시께 캘리포니아주 에스콘디도의 한 이슬람사원에서 화재로 외벽이 그을렸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했다.
당시 사원 안에서 잠을 자고 있던 신도 7명은 타는 냄새를 맡고 화재가 발생한 사실을 알아차렸다.
이들은 소방관이 도착하기 전 불길을 자체적으로 진화해 불이 더 크게 번지는 것을 막을 수 있었다.
그러나 인근 주차장에서 뉴질랜드 크라이스트처치의 이슬람사원에서 약 열흘 전 벌어진 총기 테러를 언급한 낙서가 발견되면서 당국이 혐오범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수사에 나섰다.
이날 오전 진행될 예정이었던 예배는 취소됐으며, 연방수사국(FBI)을 포함한 당국이 수사에 착수했다.
경찰에 따르면 화재는 화학 물질을 이용한 방화로 추정되나 용의자 신원은 아직 불분명한 상태다.
낙서의 구체적인 내용도 알려지지 않았다.
지역 이슬람 사회 대변인인 유수프 밀러는 "모두가 예민한 상태"라며 "뉴질랜드 테러와 연관돼 무서운 일이 일어날지도 모른다는 극심한 공포를 느낀다"면서 미국 전역의 신도들에게 안전에 주의를 기울일 것을 당부했다.
지난 15일 뉴질랜드의 이슬람사원 두 곳에서는 백인우월주의자가 신도들을 겨냥해 저지른 무차별적인 총격 테러로 50명이 사망하는 참사가 벌어졌다.
sykim@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