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대잔치 시절 포함해도 1994년 이후 25년 만에 정상 '감격'
(서울=연합뉴스) 김동찬 기자 = 여자프로농구 6개 구단 가운데 가장 늦게 챔피언결정전 정상에 오른 청주 KB가 내친김에 새로운 '왕조 시대'의 창설까지 꿈꾸고 있다.
25일 경기도 용인체육관에서 열린 챔피언결정전(5전 3승제) 3차전 용인 삼성생명과 경기에서 승리, 3전 전승으로 2018-2019시즌 최강의 자리에 등극한 KB는 1998년 출범한 여자프로농구에서 유일하게 챔피언결정전 우승 경력이 없던 팀이다.
농구대잔치 시절을 포함해도 1994년 우승 이후 25년 만에 국내 무대를 제패했다.
농담처럼 '4반세기 만에 우승'이라고 하지만 KB는 이번 우승을 시작으로 앞으로 당분간 국내 무대를 평정할 가능성이 크다.
무엇보다 지난해 여름 미국여자프로농구(WNBA)에서 활약한 박지수(21)의 존재가 절대적이다.
박지수는 이번 시즌 정규리그에서 13.1점(10위)에 11.1리바운드(3위), 3어시스트(10위), 1.7블록슛(2위) 등 거의 전 부문에 걸쳐 상위권에 해당하는 개인기록을 작성했다.
'KB는 외국인 선수가 2명'이라는 평가가 전혀 지나치지 않은 셈이다.
특히 이제 나이 20을 갓 넘긴 박지수가 KB 유니폼을 입고 있는 한 KB는 거의 해마다 '우승 후보'의 지위를 잃지 않을 전망이다.
여기에 국가대표 포워드 강아정이 외곽에 버티고, 이번 시즌을 앞두고 자유계약선수(FA)로 영입한 염윤아와 가드 심성영, 벤치 멤버로 김민정과 김가은, 김진영 등이 포진해 탄탄한 전력을 구축했다.
이번 시즌 득점 1위(20.7점), 리바운드 6위(9.5개), 공헌도 2위 등 종횡무진 활약한 카일라 쏜튼과 같은 외국인 선수를 앞으로도 계속 선발할 수 있느냐 정도가 변수다.
2016년 4월부터 KB 지휘봉을 잡은 안덕수(45) 감독과 진경석(40), 이영현(35) 코치가 지키는 벤치도 안정감이 있다.
특히 '경기 도중 하프타임에 와이셔츠를 갈아입는다'는 말까지 나올 정도로 경기 중에 땀을 흠뻑 흘리며 열정적으로 팀을 지휘하는 안덕수 감독은 특유의 젊은 리더십으로 KB에 프로 첫 통합 우승의 감격을 선물했다.
'여자농구 특별시'라는 별칭이 붙은 연고지 청주 홈팬들의 열정적인 성원은 KB를 '명문구단'으로 부르기에 부족함이 없도록 해주는 강점이다.
청주에는 플레이오프와 챔피언결정전과 같은 큰 경기는 물론 정규리그라도 '빅 매치'가 벌어지면 3천명이 넘는 관중이 들어차는 것이 예사일 정도로 여자농구 열기가 뜨겁다.
KB 구단에서도 2008년 국가대표 간판 변연하(은퇴)를 당시 최고 대우인 연봉 2억 3천만원에 FA 계약을 맺고 2012년 정미란, 지난해 염윤아 등을 연달아 영입하는 등 아낌없는 투자로 든든한 지원을 했다.
여자농구는 최근 12년간 두 팀의 '왕조 시대'가 이어졌다.
2007년 겨울리그부터 2011-2012시즌까지 신한은행이 6년 연속 통합 우승했고, 2012-2013시즌부터 2017-2018시즌까지는 우리은행이 6년 연속 정상을 놓치지 않았다.
2006년 여름리그 삼성생명 이후 13년 만에 신한은행, 우리은행이 아닌 팀이 정상에 오른 여자농구는 이제부터 'KB 왕조'가 얼마나 길게 이어질 것인지에 팬들의 관심이 쏠리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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