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0석 중 137석 안팎 차지 전망…군부 팔랑쁘라차랏당 120석 육박할 듯
총리 선거 군부정당 유리…탁신계, 연정 추진으로 '거수기' 상원 압박
군부정당도 연정 돌입…선관위, 개표 발표 미뤄 부정선거 의혹 커질 듯
(방콕=연합뉴스) 김남권 특파원 = 2014년 군부 쿠데타 이후 약 5년 만에 치러진 24일 태국 총선에서 탁신계 푸어타이당이 지역구 전체 350석 중 137석을 얻어 가장 많은 지역구 의석을 차지한 것으로 집계됐다.
그러나 비례대표를 포함한 전체 500석을 기준으로 하면 과반에는 역부족이어서 태국의 민주주의 복귀는 무산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
반면 군부정당 빨랑프라차랏당은 지역구 97석으로 2위를 차지하는 등 예상 밖으로 선전해 군부정권이 연장될 것으로 전망된다.
태국선관위는 25일 오후 95% 개표 결과를 바탕으로 한 각 정당의 지역구 의석수를 발표했다.
품짜이타이당은 39석으로 3위, 민주당과 퓨처포워드당은 각각 33석과 30석을 지역구에서 얻어 뒤를 이었다.
선관위는 의석 산정 결과가 복잡하다는 이유로 비례대표 의석수 발표는 주 후반인 29일로 미뤘다.
이번 총선에서는 하원의원 500명 중 350명을 지역구 유권자들의 직접 투표로 뽑고, 150명은 각 정당의 비례대표로 선출한다.
그러나 각종 언론사 여론조사 집계를 종합할 경우, 푸어타이당은 총 138석 안팎에 그치고 팔랑쁘라차랏당은 비례대표 의석수를 합쳐 120석에 육박할 것으로 예상된다.
일간 방콕포스트 홈페이지에 실린 개표율 94%의 결과에 따르면 푸어타이당이 총 135석(비례대표 0석)을 얻어 1위, 팔랑쁘라차랏당은 117석(비례대표 19석)을 얻어 2위를 차지하는 것으로 각각 집계됐다. 퓨처포워드당이 80석(비례대표 51석)으로 3위였다
PBS 방송 홈페이지에서는 푸어타이당이 135석(비례대표 0석), 팔랑쁘라차랏당이 119석(비례대표 21석), 퓨처포워드당 87석(비례대표 58석)을 각각 차지할 것으로 전망됐다.
선관위의 지역구 의석 발표와 태국 언론에 보도된 결과대로라면 2001년 이후 모든 선거에서 승리한 탁신계는 이번 선거에도 제1당 자리를 지킬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전체 500석 중 과반은 물론이고, '민주계열'로 평가되는 퓨처포워드당과 연립정부를 구성하더라도 상·하원 총리선거(250석+500석) 승리요건인 376석에는 한참 못 미쳐 군부정권 종식은 무산될 가능성이 크다.
반면 군부가 지명하는 상원의원 250명의 압도적인 지지를 등에 업고 하원에서 최소 126석만 얻으면 되는 팔랑쁘라차랏당의 총리 후보 쁘라윳 짠오차 현 총리는 재집권을 위한 매우 유리한 고지에 올라서 군부정권 연장이 유력하다.
다만 푸어타이당은 총리 선출에 처음 참여하는 상원을 압박하기 위해 하원 연정구성에 돌입했다.
쿤잉 수다랏 당 대표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우리는 국민이 그렇게 (제1당이 되도록) 투표했기 때문에 즉각 연립정부를 구성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며 "군부가 지명하는 상원의원들은 유권자들의 바람을 따라야 한다"고 말했다.
팔랑쁘라차랏당도 쁘라윳 총리의 재집권 가능성을 높이고, 재집권 이후 국정 운영의 안정성을 확보하기 위해 연정 구성에 나섰다.
콥삭 푸뜨라쿤 사무총장은 기자회견에서 총득표수에서 푸어타이당을 앞서 연립정부 구성의 정당성을 확보했다며 다른 정당들과 협상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한편 선관위가 선거 결과 발표를 수차례 연기해 논란이 예상된다.
야당이 일부 지역에서는 유권자 수보다 투표용지 수가 많다는 등의 부정선거 의혹을 제기하는 상황에서, 선관위가 납득하기 힘든 이유로 발표를 늦추면서 의혹은 더 커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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