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력·인성 성장한 박지수, 더 세계적인 선수가 될 것"
(용인=연합뉴스) 고미혜 기자 = 여자프로농구 청주 KB의 창단 첫 통합 우승을 지휘한 안덕수 감독은 우승까지 함께 달려온 선수들에게 고마움을 거듭 전했다.
안 감독은 25일 경기도 용인에서 열린 2018-2018 여자프로농구 챔피언결정 3차전에서 용인 삼성생명을 꺾고 챔피언결정전 우승을 확정한 후 "선수들을 향한 믿음 때문에 여기까지 왔다"고 했다.
시상식을 마치고 상기된 얼굴로 인터뷰실에 들어온 안 감독은 "울고 싶은데 눈물이 잘 안 나온다"며 멋쩍게 웃었다.
안 감독은 "내가 KB에 부임했을 때부터 '감독으로 가능할까'라는 많은 의문점을 남겼을 것"이라며 "나 자신을 믿기도 했고 박지수를 뽑은 것도 큰 행운이었지만 무엇보다 선수들을 믿으면 선수들이 보답할 것이라는 믿음으로 여기까지 왔다"고 돌아봤다.
안 감독과 함께 KB에서 세 시즌을 보낸 박지수에게 보내는 고마움은 더 특별하다.
안 감독은 "지수가 고등학교 졸업하고 처음 왔을 때 크고 느려서 안 되는 것 아니냐는 시선도 있었지만, 본인이 극복하려 노력했다"며 "그만한 신장의 선수가 포워드 라인보다 더 빨리 뛰려고 엄청 노력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이런 과정을 통해 성장했기 때문에 더 세계적인 선수가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2020 도쿄올림픽에서도 한국농구의 부흥을 일으키길 바란다"고 말했다.
'철부지' 박지수는 실력과 함께 인성도 성장했다.
이날 안 감독은 승리가 굳어진 4쿼터 후반 베테랑 정미란을 투입하고 싶어했다.
일본 코치 생활할 때부터 훌륭한 선수라고 생각해온 정미란이 코트에서 우승의 순간을 맞게 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누구를 빼야하나 고심하는 안 감독의 마음을 읽기라도 한 듯 박지수는 먼저 손을 번쩍 들고 코트 밖으로 걸어 나갔다.
안 감독은 "사실 (심)성영이를 바꾸려고 했는데 지수가 먼저 걸어 들어오더라. 큰 감동을 받았다"고 했다.
초짜 감독이던 안 감독도 선수들과 함께 성장했다.
안 감독은 "고집이 세서 처음엔 많이 선수들을 혼내기도 했는데 '이건 아니다' 싶었다. 선수들 얘기를 많이 듣고 의견을 따르다보니 선수들도 자연스럽게 더 따르게 되더라"고 했다.
진경석, 이영현 코치에 대해서도 "나도 초짜지만 코치들도 초짜라 두려움도 있었는데 언제든지 의견을 제시하고 내가 원하는 농구를 많이 도와주려 했다"며 "두 코치가 있었기에 감독으로서 더 발전할 수 있었다"고 했다.
첫 우승컵을 들어 올린 안 감독은 앞서 신한은행과 우리은행이 그랬듯 '장기집권'을 준비 중이다.
안 감독은 "스포츠라는 게 마음먹은 대로 되지는 않지만 안 되는 걸 되게 하는 게 또 농구"라며 "(장기집권) 준비를 하겠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안 감독은 "골 밑 의존도를 높이기보다는 아웃사이드에서 일대일 능력을 키워나갈 것"이라고 통합 2연패를 향한 구상을 벌써 밝혔다.
mihy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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