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9년 컬럼바인 총격 때도 비슷한 사례 있어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옥철 특파원 = 지난해 미국 전역에서 총기 규제 시위를 촉발한 플로리다주 파크랜드 고교 총격 사건에서 살아남은 한 학생이 또 숨진 채 발견됐다고 CNN·CBS 등 미국 방송이 2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지난해 2월 총격 사건 당시 파크랜드의 마조리 더글러스 스톤맨 고교 재학생이던 한 학생이 지난 23일 저녁 숨진 채 발견됐다. 이 학생의 신원은 확인되지 않았다.
사건을 조사한 콜로라도 스프링스 경찰은 "학생이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작년 2월 마조리 스톤맨 더글러스 고교에서는 학교 제적생 니콜라스 크루스가 등교 시간 무렵에 AR-15 반자동 소총을 난사해 학생 14명과 교사 3명 등 모두 17명의 목숨을 잃게 했다.
앞서 지난 17일 스톤맨 더글러스 고교 졸업생으로 대학에 재학 중이던 시드니 에일로(19)가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에일로는 그간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PTSD) 치료를 받아왔으며, 살아남은 죄책감에 무척 괴로워했다고 지역방송이 전했다.
에일로는 총격 사건으로 매우 가까운 두 친구를 잃었고 작년 7월 고교 졸업 후 대학에 진학해 정상적인 삶을 살려고 노력했으나 심리적 고통을 계속 호소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에일로는 사건 이후 '우리 생명을 위한 행진' 등 총기 규제 시위에도 참여했다.
일주일 사이에 두 명의 총격 생존 학생이 잇달아 숨지자 전날 플로리다주 파크랜드 지역사회 지도자들이 모여 대책을 숙의했다.
브로워드 카운티 아동서비스위원회 신디 셀처 회장은 "여러분들이 자녀와 소통해야 한다. 친구들에게 이번 사태의 심각함에 대해 알려야 한다"라고 말했다.
CBS방송은 이번 생존 학생들의 죽음이 지난 1999년 컬럼바인 고교 총격 사건을 떠올리게 한다고 전했다. 13명이 숨진 컬럼바인 사건 당시 살아남은 여러 학생이 극단적인 선택을 해 지역사회를 충격에 빠트린 적이 있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 예방 핫라인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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