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크랜드 고교 총격 생존자 이어 샌디훅 초교 희생자 아빠 숨진 채 발견
17일에도 총격 생존학생 스스로 목숨 끊어…일주일 사이 세 번째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옥철 특파원 = 미국에서 학교 총기난사 사건을 겪은 생존자와 희생자 가족이 잇달아 극단적 선택을 해 지역사회를 충격에 빠트리고 있다.
25일(현지시간) CNN 등 미국 방송에 따르면 지난 2012년 발생한 미 코네티컷주 샌디훅 초등학교 총격 사건으로 당시 학교 재학생이던 딸을 잃은 아빠 제러미 리치먼(49)이 이날 오전 자신의 오피스 빌딩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코네티컷주 뉴타운 현지 경찰은 "명백히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건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이는 총기난사 사건과 관련해 최근 일주일 사이에 벌써 세 번째 발생한 자살 추정 사건이다.
샌디훅 초등학교 총격 사건은 2012년 12월 20세 총격범 애덤 랜자가 자신의 어머니를 살해하고 학교 교실로 난입한 뒤 총기를 난사해 이 학교 1학년 학생 20명과 교직원 6명을 살해한 참사다.
숨진 채 발견된 리치먼은 당시 사건으로 여섯 살이던 딸을 잃었다.
앞서 지난해 2월 당시 플로리다주 파크랜드의 마조리 더글러스 스톤맨 고교 재학생으로 총격 사건을 경험한 한 학생이 지난 23일 저녁 숨진 채 발견됐다. 이 학생의 신원은 확인되지 않았다.
사건을 조사한 콜로라도 스프링스 경찰은 "학생이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작년 2월 마조리 스톤맨 더글러스 고교에서는 학교 제적생 니콜라스 크루스가 등교 시간 무렵에 AR-15 반자동 소총을 난사해 학생 14명과 교사 3명 등 모두 17명의 목숨을 잃게 했다.
앞서 지난 17일에도 스톤맨 더글러스 고교 졸업생으로 대학에 재학 중이던 시드니 에일로(19)라는 학생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에일로는 그간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PTSD) 치료를 받아왔으며, 살아남은 죄책감에 무척 괴로워했다고 지역방송이 전했다.
에일로는 총격 사건으로 매우 가까운 두 친구를 잃었고 작년 7월 고교 졸업 후 대학에 진학해 정상적인 삶을 살려고 노력했으나 심리적 고통을 지속해서 호소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에일로는 사건 이후 '우리 생명을 위한 행진' 등 총기 규제 시위에도 참여했다.
에일로의 장례식은 지난 22일 치러졌다.
총격 사건 생존 학생들이 잇달아 숨지자 전날 플로리다주 파크랜드 지역사회 지도자들이 모여 대책을 숙의하기도 했다.
브로워드 카운티 아동서비스위원회 신디 셀처 회장은 "여러분들이 자녀와 소통해야 한다. 친구들에게 이번 사태의 심각함에 대해 알려야 한다"라고 말했다.
CBS방송은 생존 학생들의 죽음이 지난 1999년 컬럼바인 고교 총격 사건을 떠올리게 한다고 전했다. 13명이 숨진 컬럼바인 총격 사건 당시에도 살아남은 여러 학생이 극단적인 선택을 해 지역 공동체에 충격을 준 적이 있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 예방 핫라인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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