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김서영 기자 = 4천억대에 달하는 뇌물수수 혐의 등으로 구속된 미셰우 테메르(78) 전 브라질 대통령이 체포 5일만인 25일(현지시간) 풀려났다.
브라질 연방고등법원의 안토니우 이반 아티 판사는 테메르 전 대통령이 진행 중인 수사에 위협이 되지 않는다고 보고 석방을 결정했다고 이날 AP통신 등 외신들이 보도했다.
아티 판사는 제출된 증거를 검토한 결과 항소심 공판이 열리는 오는 27일까지 테메르 전 대통령을 구금할 정당한 이유를 확인하지 못했다며 조기 석방 결정을 내린 이유를 설명했다.
그는 앞서 테메르 전 대통령의 체포영장을 발부했던 마르셀루 브레타스 판사를 가리켜 "오래된 사실에 기반을 둔 추측"으로 구속을 결정했다며 비판하기도 했다.
[로이터 제공]
그러나 브라질 검찰은 성명을 통해 이번 석방 결정에 대해 항소할 방침이며, 이틀 뒤 열릴 항소심 재판에서 구속 요청이 받아들여지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테메르 전 대통령은 원전 건설 사업과 관련해 특정 건설업체에 원전 공기업과의 계약을 주선한 대가로 뇌물을 수수한 혐의를 받고 있다.
브라질 사법당국은 지난 2014년부터 이른바 '라바 자투'(Lava Jato·세차용 고압 분사기) 작전이라고 불리는 부패 수사를 벌여왔다.
국영석유회사 페트로브라스가 연루된 뇌물수수 스캔들로 공공부문을 비롯해 사회 각 분야의 거대한 부패가 드러났고, 150여명의 유명 정치인과 사업가가 유죄판결을 받았다.
'부패와의 전쟁'을 내세운 자이르 보우소나루 당시 의원은 극도의 부패에 분노한 대중의 열광적인 지지를 받아 지난해 과반이 넘는 득표율로 대통령에 당선됐다.
테메르 전 대통령은 부정부패 혐의로 12년형을 선고받고 복역 중인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전 대통령에 이어 같은 혐의로 구속된 두 번째 대통령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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