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총선에 분 '새바람' 퓨처포워드…'개혁·변화' 통했다

입력 2019-03-26 10:42  

태국 총선에 분 '새바람' 퓨처포워드…'개혁·변화' 통했다
창당 1년 만에 제3당 등극…70년 민주당 압도 "총선 최대 승자" 평가
타나톤 대표 차기 주자군 한발 앞서가…연정협상서도 존재감 커질 듯



(방콕=연합뉴스) 김남권 특파원 = 군부 집권 후 약 5년 만에 열린 태국 총선에서 창당한 지 1년밖에 안 된 신생 정당 퓨처포워드당의 예상을 뛰어넘은 선전이 주목을 받고 있다.
'전승 신화' 탁신계 푸어타이당이 제1당에도 불구하고 과반에 턱없이 모자란 의석수를 기록한 것이나, 태국 기득권층을 대표해 온 70여년 역사의 최장수 보수정당 민주당이 몰락한 것과 극명하게 대비되기 때문이다.
선관위 발표에 따르면 퓨처포워드당은 350개 지역구 의석 중 30석을 얻어 5위다. 그러나 현지 언론 집계에 따르면 비례대표 의석까지 합하면 80~87석으로 단숨에 3위가 될 전망이다.
전국적으로 고른 지지에 따른 결과다. 방콕포스트에 따르면 퓨처포워드당은 587만여표를 얻어 민주당 370만표, 품짜이타이당 351만 표를 압도했다.
특히 민주당 아성이라 할 방콕에서조차 민주당을 크게 이긴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득표는 군부 지지 팔랑쁘라차랏당과 푸어타이당이 더 많지만, 탁신계 견제를 위해 지역구 의석수가 많으면 비례대표 의석수가 줄게 한 군부의 '꼼수 헌법'에 따라 비례대표 의석은 정당 중 가장 많은 51~58석을 차지할 것으로 보인다.
이런 선전에 대해 싱가포르 스트레이츠타임스도 26일 총선 최대 승자는 퓨처포워드당이라며 주목했다.
퓨처포워드의 선전 배경에는 '레드셔츠-옐로셔츠' 간 반목과 갈등으로 대변되는 태국 기성 정치에 대한 거부감과 개혁·변화에 대한 열망이 우선 거론된다.
창당 당시부터 군부 통치에 쓴소리를 날리며 태국 정계의 차기 주자로 주목받아 온 타이 서미트 그룹 부회장 출신 타나톤 쭝룽르앙낏(41) 퓨처포워드당 대표는 선거 기간 군부 주도 헌법 개정 등 쿠데타 유산 근절은 물론 개혁적이고 투명한 정부를 강조했다.



특히 젊은 정치인답게 소셜미디어를 통해 당의 주장을 적극적으로 홍보하면서 18~25세 생애 첫 유권자들 730여만명 중 다수의 지지를 받는 데 성공한 것으로 보인다.
신문은 또 논란이 되는 이슈들에 대한 타나톤 대표의 확신에 차고 거리낌 없는 태도가 정치적 불안정에 익숙한 서민들과 나이든 국민에게도 반향을 불러일으켰다고 분석했다.
기존엔 푸어타이당과 민주당을 찍었다는 오토바이 택시 운전사인 렉 욧상아(53)씨는 신문에 "푸어타이당 지도자들은 태국에 없고 민주당 지도자들은 강하지 않다"면서 "타나톤 대표는 서민을 위해 싸우는 정치인이 되기 위해 기꺼이 부유하고 편안한 삶을 포기했다"고 말했다.
군부 집권 5년간 악화한 경제에 실망감을 느낀 유권자들이 억만장자 기업가 출신 타나톤 대표의 이력에 기대감을 가지고 있다는 해석도 나올 것으로 보인다.
투표 닷새 전 연합뉴스 기자가 방콕 시내 한 대학에서 만난 짜루나(54·회사중역)씨는 퓨처포워드당에 표를 던지겠다면서, 그 이유로 무엇보다 경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당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이번 승리로 타나톤 대표는 태국 차기 지도자군에서 한발 앞서 나가게 됐다.
퓨처포워드당도 푸어타이당으로부터 '민주세력 간 연립정부'를 구성하자는 뜨거운 '구애'를 받는 만큼, 앞으로 존재감은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한다.
south@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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