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각종 의혹 해명 기회 부여…野, 문재인정부 비판 주력
"7대 인사배제 기준 가장 적게 위반", "무난하지만 돌파력 의심" 평가
(서울=연합뉴스) 한지훈 기자 =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의 26일 박양우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에서는 여야 간 큰 충돌 없이 정책 질의 위주의 비교적 차분한 검증이 이뤄졌다.
박 후보자도 별다른 실수 없이 답변해 '무난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박 후보자에게 청문회 전 제기된 각종 의혹을 해명할 기회를 줬다.
민주당 우상호 의원은 "자녀 예금과 관련한 의혹이 많이 나왔는데, 특히 둘째 딸의 경우 연봉과 근무 기간을 고려할 때 이 정도 예금을 모으기 어려웠을 것이란 지적이 있다. 증여가 포함된 것 아닌가"라며 박 후보자의 해명을 유도했다.
우 의원은 또 "영화인들이 박 후보자에게 반발하는데, CJ ENM 사외이사를 했다는 이유 때문만은 아닐 것"이라며 "앞으로 대기업 편을 들지 영화 독과점 문제를 해결할지 말씀하시라"고 했다.
여당 간사인 신동근 의원은 "박 후보자가 CJ ENM 이사회 51회 중 48회 참석했는데, 반대표를 던진 적이 없어 영화계 우려가 크다. 스크린 독과점 해소를 위해 노력할 것인가"라고 추궁해 "적극적으로 임하겠다"라는 답을 받아냈다.
같은 당 김영주 의원 역시 "위장전입, 소득세탈루, 증여세 문제 이런 의혹들이 제기됐다"며 "국민에게 의혹에 대해 해명할 게 있으면 좀 하시라"고 답변 기회를 줬다.
고용노동부 장관을 지낸 김 의원은 "문화예술계에 광범위한 노동법 사각지대가 있다"며 "청문회를 거쳐 장관에 임명된다면 부산국제영화제 스태프 임금체불 문제라든지 국립오페라단 비정규직 문제 등을 검토해 개선해달라"고 조언했다.
야당도 박 후보자를 신랄하게 비판하기보다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진상조사, 무소속 손혜원 의원의 목포 부동산 투기 의혹, 문체부 산하 공공기관 낙하산 인사 등을 거론하며 문재인 정부에 화살을 돌렸다.
자유한국당 한선교 의원은 "손혜원 게이트는 온 국민의 분노를 샀던 비정상적인 일"이라며 "장관으로 취임하면 문체부 내에 손혜원 진상조사위원회를 만들어 진상을 낱낱이 밝혀야 한다"고 촉구했다.
같은 당 김재원 의원은 "문체부 산하 공공기관 임원 현황 자료를 보니 지난해 9월 32개 산하 기관 76명이 캠코더(대선 캠프 출신·코드 인사·더불어민주당 출신)였는데, 올해 3월 101명으로 늘었다"며 "코드 인사가 아니면 안 뽑겠다는 후안무치한 인사"라고 꼬집었다.
한국당 조경태 의원은 "일제의 적산가옥은 적이 만든 재산인데, 이걸 문화재로 등록했다는 것은 민족의 수치다. 등록을 취소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조 의원은 "박 후보자가 취임하면 영화인을 제일 먼저 찾아가겠다고 밝힌 것도 적절치 않다"며 "음악인도 체육인도 다 어렵다. 장관은 곳곳을 다 찾아가야 한다"고 주문했다.
같은 당 염동열 의원은 "장관 후보자 7명 가운데 박 후보자가 청와대의 7대 인사배제 기준을 가장 적게 위반했다"며 "이 중 위장전입을 시인했는데, 흠집 없는 장관이 되기 위해서는 그렇게 솔직히 말씀을 해달라"고 칭찬해 눈길을 끌었다.
다만 박 후보자가 일부 정책 질의에 즉답을 피하자 "무난한 후보이고 결정적 결함이 없지만 돌파력에 의심이 간다"(민주당 신경민 의원)는 등의 쓴소리가 나왔다.
한편 박 후보자의 도덕성과 전문성에 대한 질의도 일부 있었다.
바른미래당 김수민 의원은 "문체부 국장 당시 박사과정을 이수하면서 야간수업을 들었다고 서면질의답변서에 기재했으나 수강신청 내역을 보니 근무시간과 겹치는 주간수업이 있었다. 수차례 근무지를 이탈했다"고 꼬집었다.
김 의원은 "함께하는 나라사랑 재단 이사장 재직 당시 이사였던 유모 씨가 30억원에 가까운 횡령 혐의로 수사를 받고 법적 처벌까지 받았다"며 책임을 추궁했다.
같은 당 이동섭 의원은 "박 후보자가 체육계는 문외한이다. 전혀 전문성이 없다"며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을 빨리 선정해야 한다. 2021년 태권도와 가라테 중 하나가 올림픽에서 퇴출되는데 대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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