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사진에 낙서한 게 중죄냐?" 부룬디서 여학생 석방운동

입력 2019-03-26 16:31  

"대통령 사진에 낙서한 게 중죄냐?" 부룬디서 여학생 석방운동

(서울=연합뉴스) 임성호 기자 = 아프리카 부룬디에서 대통령 사진에 낙서했다가 중형을 받을 위기에 처한 10대 여학생들을 석방하라는 네티즌들의 요구가 빗발치고 있다고 BBC 방송이 2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부룬디 사법당국은 지난 21일 대통령 사진에 낙서한 혐의로 각각 15, 16, 17세의 여학생 3명을 체포해 '국가원수 모독 혐의'로 기소했다.
함께 체포됐던 4명의 학생은 석방됐지만, 기소된 소녀들은 최장 5년의 징역형에 처할 수 있는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트위터에는 피에르 은쿠룬지자 부룬디 대통령의 얼굴에 우스꽝스러운 낙서가 더해진 사진들이 속속 올라오고 있다.
사진에는 '#우리 여학생을 석방하라'(FreeOurGirls)는 해시태그가 붙었다.
학생들의 낙서와 비슷한 게시물을 만들어 낙서한 여학생들을 처벌하려는 당국을 조롱하고 석방을 촉구하는 네티즌들의 움직임이다.



한 트위터 이용자는 여학생처럼 꾸며진 은쿠룬지자 대통령 사진과 함께 "여학생들을 구속하고 싶으신가? 대신 여학생처럼 입어 보는 건 어떤가?"고 썼다.
다른 이용자는 "10대 여학생 세 명이 낙서만으로 구속될 이유는 없다"며 "교과서가 훼손되거나 없어지는 건 학교에서 처리할 문제"라고 지적했다.



구속된 한 여학생의 아버지는 국제인권단체인 휴먼라이츠워치(HRW)에 여학생들이 너무 겁에 질려 밥도 먹지 못한다고 호소했다.
HRW는 부룬디 정부에 여학생들을 당장 풀어주고 군대에 의한 심각한 인권 유린이나 단속하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부룬디는 2017년 10월 국제형사재판소(ICC)를 탈퇴한 데 이어 최근에는 유엔 인권사무소도 폐쇄하면서 인권을 존중하라는 국제사회의 목소리에 등을 돌린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지난 2016년에도 학생 여러 명이 교과서에 실린 은쿠룬지자 대통령 사진을 훼손했다는 이유로 징역형을 받았고 수백명이 퇴학 처분을 받았다.
sh@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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