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 "안전벨트 자르고 창문 모서리 때려 탈출해야"
(강릉=연합뉴스) 박영서 기자 = 26일 강원 강릉에서 승용차가 바다에 추락해 10대 남녀 5명이 숨지는 안타까운 사고가 났다.
하지만 차량이 강이나 바다 등에 빠졌을 때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를 정확하게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과연 어떻게 해야 할까.
전문가들은 화재를 막기 위해 소화기를 두는 것처럼 차량 침수사고를 대비해 '비상 망치'가 꼭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물속에 자동차가 빠지면 본능적으로 우선 문 또는 창문을 열어 탈출하려고 한다.
하지만 자동차 외부압력이 내부압력보다 큰 탓에 차량 문을 열 수 없는 경우가 다반사다.
이 경우 차내에 물이 어느 정도 들어와 수압 차이가 없어질 때까지 기다렸다가 탈출해야 하는데 물이 턱밑까지 차오르는 상황에서 침착함을 유지하며 압력이 같아질 때까지 기다릴 수만은 없다.
안전벨트를 푼 다음 신발과 옷을 벗어 수영이 가능하도록 하고, 물에 뜨는 물건이 주위에 있으면 움켜쥐고 출입문을 통해 빠져나오는 것도 교과서적인 얘기일 뿐 실전에서 활용하기란 쉽지 않다.
결국 '비상 망치'로 창문을 깨고 탈출하는 것만이 가장 현실적인 탈출 방법이다.
유리창을 깨기 전 선결 조건으로 안전벨트를 풀어야 하는데 물에 빠지면서 차량이 뒤집히면 벨트가 꼬여서 풀리지 않는다.
이때 비상 망치에 있는 커터칼을 이용해 안전벨트를 잘라야 한다.
만약 차량이 뒤집힘 없이 정방향으로 빠진다면 안전벨트가 풀리지 않더라도 시트를 뒤로 젖힌 뒤, 공간을 확보해 빠져나오는 방법도 있다.
요즘은 열쇠 고리형 비상 망치도 있으나 창문을 깨다 부러질 수도 있어 큰 것으로 갖는 게 좋다.
창문을 깰 때는 가운데가 아닌 모서리를 쳐야 쉽게 깰 수 있다.
비상 망치가 없다면 머리 받침대라도 써야겠으나 강화 유리를 깨긴 쉽지 않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과 교수는 "침수사고 시에는 비상 망치 하나에 죽느냐 사느냐가 결정된다"며 비상 망치 비치 의무화를 강조했다.
고진모 강원도소방본부 특수구조단 기동팀장도 "옆 창문이든 선루프든, 내 몸에서 가장 가까이에 있거나 가까운 눈높이에 있는 유리를 비상 망치로 깨고 탈출하는 게 좋다"며 "실제 사고를 당하면 패닉에 빠지기 쉽겠으나 최대한 평정심을 유지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 밖에 차량 뒷좌석 시트를 젖혀 트렁크를 통해 빠져나오는 방법도 있으나 물에 빠진 상황에서 이를 실행하기란 좀처럼 쉽지 않다.
게다가 이런 탈출 행위도 '의식을 잃지 않아야 한다'는 전제하에서 가능하기 때문에 항상 경각심을 갖고 운전하는 게 필수다.
김 교수는 "우리나라 운전면허 의무교육시간이 13시간에 불과한데 비상시 대처방법을 어떻게 제대로 교육할 수 있겠느냐"며 "교육시간도 늘려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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