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기원 감독 "챔프전, 승패 떠나 명승부…나만 빼고 다 잘해"

입력 2019-03-26 18:48  

박기원 감독 "챔프전, 승패 떠나 명승부…나만 빼고 다 잘해"
최태웅 감독 "양 팀 선수 모두, 정말 최선 다하고 있다"




(천안=연합뉴스) 하남직 기자 = '봄바람'을 타고 배구 열기가 더 뜨거워지고 있다.
프로배구 도드람 2018-2019 V리그 남자부 챔피언결정전을 치열하게 치르는 대한항공과 현대캐피탈 사령탑의 가슴에는 '자부심'이 자란다.
챔피언결정 3차전이 열리는 26일 천안 유관순체육관에서 만난 박기원 대한항공 감독은 "양 팀 모두 멋진 경기를 하고 있다. 승패가 갈리겠지만, 최종 승자는 '한국 배구'가 아닐까. '배구가 이겼다'라고 표현하고 싶다"라고 말했다.
그는 "(현대캐피탈 사령탑) 최태웅 감독은 정말 명장이다"라며 "양 팀 선수단 모두 잘하고 있다. 나만 빼고"라고 웃었다.
정규리그 1위 대한항공은 홈에서 치른 1, 2차전에서 모두 패했다. 그러나 두 경기 모두 풀세트까지 가는 접전을 펼쳤다.
외국인 공격수 밋차 가스파리니가 극도로 부진한 상황에서도 대한항공 토종 선수들이 힘을 냈다.
박 감독은 "결과는 아쉽지만, 수준 높은 경기를 했다"고 1, 2차전을 내준 선수들을 칭찬했다.



플레이오프를 거치면서 챔피언결정전에 오른 최태웅 감독은 "저는 배울 게 많다"고 고개를 숙였다. 최 감독은 평소에도 "경험 많으신 박기원 감독님께 많이 배운다"고 했다.
현대캐피탈은 크리스티안 파다르가 허리, 전광인이 무릎 통증을 앓는 상황에서도 이번 시즌 포스트시즌 4연승(플레이오프 2승, 챔피언결정전 2승)을 내달렸다. 1승만 추가하면 챔피언결정전 우승 트로피를 손에 넣는다.
최 감독은 "양 팀 선수 모두 어려운 상황에서도 최선을 다하고 있다. 팀을 위해 희생하는 모습도 곳곳에서 보인다"며 "1, 2차전에서 좋은 경기를 했으니, 오늘도 수준 높은 경기를 보여드리고 싶다"고 했다.
두 사령탑의 말처럼 이번 챔피언결정전에는 볼거리가 많다.
약관의 토종 공격수 임동혁(대한항공), 허수봉(현대캐피탈)이 부쩍 성장한 모습에 많은 배구 팬이 기뻐했다.
외국인 선수가 부진하거나, 부상으로 잠시 이탈해도 경기력을 유지하는 점도 반갑다.
승패는 갈린다. 박기원 감독과 최태웅 감독 중 한 명은 아쉬움 속에 돌아서야 한다. 하지만 "이번 챔피언결정전이 명승부로 기억될 것"이라는 자부심은 패장에게도 큰 위안이 될 수 있다.
jiks79@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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