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테플리카 대통령의 퇴진 문제에 변수 될지 주목
(카이로=연합뉴스) 노재현 특파원 = 북아프리카 알제리에서 '휠체어 대통령' 압델라지즈 부테플리카(82)의 퇴진 요구가 거센 가운데 알제리 군부 수장이 대통령 퇴진을 직접 거론했다.
아흐메드 가이드 살라 알제리 육군참모총장은 26일(현지시간) 알제리 텔레비전으로 방송된 연설에서 "우리는 헌법의 틀에서 이 위기를 빠져나올 방안을 당장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고 AP, 로이터통신 등 외신이 전했다.
살라 참모총장은 이어 "헌법이 안정적인 정치 상황을 지킬 수 있는 유일한 보장"이라며 헌법 제102조에 따른 대통령 퇴진 절차를 강조했다.
헌법 제102조에 따르면 알제리 의회의 헌법위원회는 대통령이 질병 등으로 직무를 수행하기 어렵다는 결정을 내리고 이에 대한 판단을 의원들에게 요청할 수 있다.
의원 3분의 2가 헌법위원회에 동의하면 상원의장이 차기 대통령 선거가 열릴 때까지 정부를 이끌게 된다.
살라 참모총장은 "이 해결책에 대한 합의가 이뤄지고 모두가 이를 받아들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동안 알제리 군부는 부테플리카 대통령의 지지세력으로 평가됐다는 점에서 살라 총장의 발언이 주목된다.
영국 BBC방송 등 외신은 알제리 군부가 사실상 부테플리카 대통령의 퇴진을 촉구한 것으로 해석했다.
권력욕을 완전히 버리지 않은 부테플리카 대통령에게 적지 않은 압박이 될 수 있다.
다른 한편으로 살라 참모총장이 대통령 퇴진 문제에 관련해 의회에 공을 넘긴 것으로도 볼 수 있다.
1999년 취임한 부테플리카 대통령이 지난달 대선 출마를 선언한 뒤 대학생을 중심으로 5선 출마에 반대하는 시위가 한 달 정도 이어지고 있다.
부테플리카 대통령은 2013년 뇌졸중 증세를 보인 뒤 휠체어에 의지한 생활을 하면서 공식 석상에는 거의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국민의 거센 반발에 부테플리카 대통령은 불출마를 선언하고 4월 18일 예정됐던 선거를 연기한다고 밝혔다.
또 정부가 '국민회의'를 구성해 올해 말까지 대선일을 결정한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시위대는 부테플리카 대통령이 임기를 연장하려는 꼼수를 쓰고 있다며 즉각적인 퇴진을 요구하고 있다.
부테플리카 대통령의 공식적인 임기는 오는 4월 29일까지다.
noja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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