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강건택 기자 = 로버트 뮬러 미국 특별검사가 끝내 한 방을 터뜨리지 못하고 '러시아 스캔들' 수사를 마치자마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옛 대선캠프 고위 관계자가 사면을 요청하고 나섰다.
조지 파파도풀로스 전 트럼프 캠프 외교정책고문은 26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내 변호사들이 나를 위해 대통령 사면을 요청했다"며 "만약 사면을 받는다면 당연히 기꺼이 받아들일 것"이라고 말했다.
파파도풀로스는 트럼프 캠프에서 활동하던 기간에 러시아 측 인사들과 접촉한 일과 관련해 미 연방수사국(FBI)에 거짓 진술한 혐의로 지난 2017년 10월 기소돼 작년 12월 12일간의 복역을 마치고 출소했다. 그는 뮬러 특검의 '1호 기소' 대상자 3명 중 한 명이다.
유죄를 인정하는 대신 형량을 감형받았던 파파도풀로스는 이날 발간된 저서를 통해 특검팀 검사들로부터 유죄인정 합의를 하라는 부당한 강요를 받았다는 주장도 했다.
특검팀 검사들이 만약 유죄인정 합의를 하지 않으면 외국 로비스트로 등록하지 않고 이스라엘 관련 업무를 한 혐의로 기소하겠다고 협박했다는 것이 파파도풀로스의 주장이다.
그는 저서에서 "나는 선택에 직면했다. 내가 거짓 진술을 했다는 혐의를 받아들이느냐, 아니면 외국대리인등록법(FARA) 위반 혐의를 받아들이느냐였다"라며 "나는 합의를 했다. 내게 강요된 합의였다"라고 설명했다.
당시 파파도풀로스는 유죄인정 합의에 따라 자신이 러시아 관리들과 연계된 몰타 국적의 조지프 미프수드 교수로부터 '러시아가 이메일 수천 통의 형태로 힐러리 클린턴 당시 민주당 대선후보의 흠집이 될 만한 정보들을 갖고 있다'는 말을 전해 들었다고 인정한 바 있다.
공개적으로 대통령 사면을 요청하고 특검을 비난한 그의 발언은 뮬러 특검이 러시아의 미 대선 개입 사건과 관련해 트럼프 대통령 측과 러시아 사이의 공모를 입증하지 못하고 수사를 종료한 직후에 나와 주목된다.
윌리엄 바 법무장관은 지난 24일 상·하원 법사위에 뮬러 특검의 수사결과 보고서 요약본을 제출해 특검 수사는 트럼프 캠프나 캠프와 연계된 어떤 인사도 러시아가 2016년 미 대선에 영향을 끼치려는 노력과 관련해 러시아와 공모하거나 협력했다는 사실을 찾지 못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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