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카르타=연합뉴스) 황철환 특파원 = 세계 최악 수준의 차량정체로 악명 높은 인도네시아의 수도 자카르타가 지하철과 경전철을 잇따라 개통해 교통지옥이란 오명을 벗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27일 자카르타포스트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조코 위도도(일명 조코위) 인도네시아 대통령은 지난 24일 자카르타 도심과 남부를 잇는 15.7㎞ 길이의 지하철(MRT)의 개통식을 직접 주관했다.
호텔인도네시아로터리(분다란HI) 역에서 진행된 개통식에서 조코위 대통령은 "오늘 우리는 자카르타 MRT 1단계 구간의 운행을 개시함으로써 새로운 문명을 시작했다"고 말했다.
또, 2024년까지 분다란HI 역과 자카르타 북부 해안을 연결하는 MRT 2단계 공사를 마무리할 예정이며, 자카르타 동서 지역을 잇는 87㎞ 구간의 공사도 조만간 시작될 것이라고 밝혔다.
지하철 운영을 담당하는 현지 업체인 PT. MRT 자카르타는 이달 말까지는 무료로 열차를 운행하다가 내달부터는 승객 1인당 800∼1천100원 상당의 요금을 부과할 예정이다.
이에 더해 내달에는 자카르타 경전철(LRT) 1단계 구간(5.8㎞)도 완공돼 운영에 들어갈 것으로 알려졌다.
자카르타 LRT는 당초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이전에 공사가 마무리될 예정이었으나, 수차례 완공이 지연됐다.
자카르타자산관리공사(일명 작프로)는 작년 8월과 올해 3월 두 차례에 걸쳐 LRT를 시험 운행해 1만1천여명의 승객을 안전히 운송했다고 밝혔다.
일각에선 동(東)자카르타 지역에 부설돼 시내 중심가와 떨어져 있는 데다 구간이 5.8㎞로 짧은 편이란 이유로 LRT 이용률이 떨어질 것이란 우려가 제기되지만, 작프로는 환승 시스템을 도입해 주변 버스노선과의 연계를 극대화했다면서 LRT가 주민들의 새로운 발이 될 것이라고 장담했다.
이밖에 자카르타와 수도권 주변 지역을 잇는 고가 철도 사업도 일부 구간이 내달부터 운행에 들어간다.
동남아 최대 도시인 자카르타의 인구는 약 1천만명이지만 대중교통이 열악한 탓에 오토바이가 주된 교통수단으로 이용된다.
주변 수도권에서 출퇴근하는 인구도 140만명이 넘기 때문에 자카르타는 시내 주행속도가 평균 시속 10㎞를 넘기 힘들 정도로 심각한 차량정체에 시달려 왔다.
조코위 대통령은 이달 19일 자카르타와 수도권 지역의 차량정체 문제가 수십년간 심각한 경제적 손실을 초래했다면서 인도네시아 국가개발청 자료를 인용해 연간 65조 루피아(5조2천억원)의 손실이 발생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다만, MRT의 올해 운송 목표 승객수가 13만명 수준이라는 점 등을 고려하면 자카르타의 차량정체 문제가 해결되기까지는 앞으로도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전망된다.
hwangch@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