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0억대 횡령·배임' 피고인…檢, 조세포탈 혐의로 추가 수사
(서울=연합뉴스) 전명훈 기자 = 조양호(70) 한진그룹 회장이 주주들에 의해 대한항공 사내이사직에서 물러나게 된 데 이어 재판과 검찰 추가 수사 등을 앞두고 있어 가시밭길이 예상된다.
조 회장은 270억원 규모의 횡령·배임 혐의 등으로 재판을 받고 있다. 여기에 더해 검찰은 조 회장에게 조세포탈 혐의를 추가 적용하기 위해 그를 재차 소환해 조사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27일 서울 강서구 대한항공 본사에서 열린 주주총회에서 한진그룹 핵심 계열사인 대한항공의 주주들은 조 회장의 사내이사 연임안을 부결시켰다.
대한항공 정관상 사내이사가 연임하려면 찬성이 66.66% 이상이어야 하지만 이날은 찬성 지분이 64.09%에 그쳤다. 반대표는 35.91%였다.
조양호, 대한항공 경영권 박탈…주주 손에 밀려난 첫 총수 / 연합뉴스 (Yonhapnews)
조 회장에게 반대표가 쏠린 것은 그가 '기업가치를 훼손'하고 '주주 권익을 침해'한 이력이 있다는 이유로 2대주주(11.56%)인 국민연금이 반대한 영향이 컸다.
검찰은 작년 10월 조 회장을 특정경제가중처벌법상 배임, 약사법 위반, 국제조세조정에관한법률 위반 등 혐의로 기소했다.
조 회장은 납품업체들로부터 항공기 장비·기내면세품을 사들이면서 중간에 업체를 끼워 넣어 중개수수료를 챙기고, 자녀인 조현아·원태·현민씨가 보유하던 주식을 계열사에 비싸게 팔아 계열사에 손해를 끼친 혐의 등을 받는다.
검찰 조사에서 드러난 조 회장의 횡령·배임 혐의 규모는 총 270억이다.
조 회장의 재판은 서울남부지방법원에서 진행 중이다. 혐의가 복잡하고 증거 자료 등이 방대해 공판준비기일만 2차례 진행됐고 3번째 공판준비기일이 다음 달 8일로 예정돼 있다.
공판준비기일은 정식 심리에 앞서 공소사실에 대한 피고인 측의 입장과 쟁점을 정리하고 심리 계획을 세우는 절차다. 정식 공판과 달리 피고인이 직접 재판에 출석할 의무는 없다. 조 회장도 공판준비기일에 출석하지 않았다.
그러나 본격적인 공판이 시작되면 조 회장은 형사사건 피고인으로 재판정에 출석해야 한다.
조 회장은 법정뿐 아니라 검찰에도 출석해야 하는 상황이다.
검찰은 이미 기소한 혐의 외에도 추가 기소를 준비하고 있다. 국세청이 작년 11월23일 조 회장을 조세포탈 혐의로 고발한 데 따른 것이다.
국세청은 조 회장이 배임 행위를 저지르면서 회사에 끼친 손해만큼 본인은 이익을 얻었는데 이 수익에 대한 세금을 신고·납부하지 않았다는 내용으로 조 회장을 고발했다.
또한 조 회장이 모친 묘지기에게 7억원 규모의 토지를 매각하고 이 소득에 대한 세금을 내지 않았다는 내용도 고발장에 포함했다.
남부지검은 "아직 추가 고발 내용에 대해서는 조 회장을 조사하지 않았다"며 "내용을 확인해 추가 기소하려면 소환 조사가 필요하다. 아직 소환 시기는 정해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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