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단체 "조양호 사내이사직 박탈, 총수전횡 견제 계기돼야"

입력 2019-03-27 17:08   수정 2019-03-27 19:18

시민단체 "조양호 사내이사직 박탈, 총수전횡 견제 계기돼야"



(서울=연합뉴스) 성서호 김주환 기자 = 노동·시민사회단체들은 27일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그룹 핵심계열사 대한항공의 사내이사에서 물러난 데 대해 일제히 환영의 뜻을 밝히며 이번 일을 총수의 전횡을 견제하고 재벌 적폐를 청산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참여연대는 이날 논평을 내고 "이사로서의 책무를 방기하고 270억 원대 횡령·배임 혐의로 재판 중인데도 여전히 경영권을 유지하려던 재벌 기업 총수의 탐욕에 대한항공 주주들이 철퇴를 가했다"며 "기업이 전근대적 권력을 휘두르는 재벌 총수 일가의 '소유물'이 아니라는 사실을 보여준 것"이라고 밝혔다.
참여연대는 "조 회장의 연임 부결은 총수 전횡을 견제·감시할 이사회와 주주총회가 바로 서는 계기가 돼야 한다"며 "앞으로 기업의 경영진은 불·편법적 경영을 지양하고 회사 가치 극대화와 주주, 노동자, 소비자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를 고려한 건전한 경영에 힘써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 역시 "조 회장의 사내이사 연임 부결은 당연한 결과"라며 "이번 사태를 계기로 황제 경영과 범죄로 기업과 주주가치를 심각히 훼손한 총수 일가와 경영진은 반드시 책임을 져야 한다는 경영문화가 자리 잡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경실련은 또 "국민연금의 수탁자 책임 원칙에 따른 정당한 주주권 행사가 핵심 역할을 했지만, 그간 국민연금이 보여준 태도는 여전히 우려스러운 측면이 크다"고 지적하며 "조양호 일가가 물러나더라도 여전히 경영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현실을 고려해 더 적극적으로 의결권을 행사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민중당도 이날 논평을 내고 "조 회장의 아들인 조원태 대표이사가 여전히 경영진에 있어 총수 일가 영향력이 사라졌다고 보기는 어렵지만, 최초로 주주들이 재벌 회장을 쫓아내 전횡과 일탈을 견제했다는 데서 의미가 크다"고 평가했다.
이어 "재벌 적폐청산과 개혁이야말로 시대적 과제지만, 손도 못 대고 있다"며 "조 회장의 연임 부결을 재벌 적폐청산·개혁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날 오전 열린 대한항공 제57기 정기 주주총회에서 조 회장의 사내이사 연임안은 찬성 64.09%, 반대 35.91%로 부결됐다.
이로써 조 회장은 1999년 아버지 고 조중훈 회장에 이어 대한항공 최고경영자(CEO) 자리에 오른 지 20년 만에 대한항공 경영권을 상실하게 됐다.
대한항공은 조 회장이 사내이사직을 상실한 것은 맞지만, 경영권 박탈은 아니라고 주장했다.
조양호, 대한항공 경영권 박탈…주주 손에 밀려난 첫 총수 / 연합뉴스 (Yonhapnews)
soho@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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