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위 산하 아태소위, 안보리 대북제재위 전문가 불러 청문회
"北 제재회피 저지 위한 노력 배가해야"…北 인도적 상황에도 관심
셔먼 위원장 '자동식별장치 끈 선박 보험 무효화' 추진 시사
(뉴욕=연합뉴스) 이귀원 특파원 = 미국 하원 외교위 산하 아시아·태평양·비확산 소위는 27일(현지시간) 북한에 대한 효과적인 제재를 주제로 청문회를 개최했다.
이날 청문회에는 최근 북한의 제재위반을 적시한 연례보고서를 내놓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대북제재위의 전문가패널을 책임지고 있는 휴 그리피스 코디네이터가 출석해 증언했다.
청문회에서 의원들은 북한의 실질적 비핵화 조치 때까지 대북제재가 지속돼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민주당 소속인 브래드 셔먼 소위 위원장은 합의 없이 끝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간 하노이 북미정상회담을 거론하면서 "북한은 미국이 수용할 수 있는 합의에 동의할 정도로 충분한 압박하에 있지 않다는 것을 보여줬다"면서 "(북한 비핵화 관련) 더 좋은 결과를 위해서는 더 좋은 제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셔먼 위원장은 "미 정부 안이나 주변에 있는 모든 사람이 북한이 어떤 종류의 핵무기도 보유하지 않는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CVID)를 요구해야 한다고 얘기하고 있다"고 말했다.
셔먼 위원장은 북한의 주요 제재회피 수단인 해상에서의 불법 환적과 관련, 추적을 따돌리기 위해 선박 자동식별장치(AIS)를 끄는 선박에 대한 '보험 무효화'를 추진할 뜻을 내비쳤다.
셔먼 위원장은 그리피스 코디네이터에게 "AIS를 끄는 선박에 대해 보험을 무효화 하는 것은 어떠냐"고 물었고, 이에 대해 그리피스 코디네이터는 "대단히 현명한 제안"이라고 답했다.
민주당 소속 게리 코놀리 의원은 북미 정상회담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북한의 비핵화라는 목표에 근접하지 못했으며 오히려 북한은 핵물질 생산과 장거리 미사일 활동을 계속하고 있다고 보도되고 있다"면서 "미국은 북한의 제재 회피를 저지하기 위한 노력 배가를 비롯해 대북제재 이행에서 국제사회를 주도해야 한다"고 말했다.
공화당 소속 테드 요호 의원은 "미국이 북한과 (비핵화를 위한) 외교를 지속해서 탐색하면서도 (북한에 대한) 다자 제재 프로그램을 강력하게 유지하는 것이 긴요하다"고 지적했다.
요호 의원은 유엔 안보리의 대북제재와 관련, 회원국이 재개 결의에 동의했으면 이를 준수해야 한다면서 "중국은 이런 점에서 중요한 역할이 있다"고 말해 중국의 철저한 제재이행을 촉구했다.
대북제재에 따른 북한의 인도주의적 상황에 대한 관심도 표출됐다.
민주당 소속의 애비게일 스팬버거 의원은 "지난해 북한의 식량 생산이 10% 감소한 것을 고려할 때 북한에 대한 인도주의적 지원이 어느 때보다 중요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그리피스 코디네이터에게 대북제재와 북한의 인도주의적 책무를 조화할 방법이 있는지를 물었다.
그리피스 코디네이터는 북한이 해상에서 선박 간 불법 환적으로 정제유나 석탄 등 금수품목을 불법 거래하는 등 제재위반을 지속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대북제재의 실효성을 떨어뜨리고 있다는 보고서 내용을 재확인했다.
그는 보고서에서도 언급된 메르세데스 벤츠 리무진과 롤스로이스 팬텀, 렉서스 LX 570 등 김정은 위원장의 전용차가 대북제재 위반임을 강조하며 "북한이 팬텀과 벤츠 등을 밀수입할 수 있다면 이는 핵과 탄도미사일 프로그램에 필요한 작은 품목들도 밀반입할 수 있다는 의미"라고 지적했다.
그리피스 코디네이터는 대북 인도적 지원과 관련해서도 "인도주의적 논의에 주의해야 한다"면서 "(인도주의 지원이 이뤄져도) 북한 엘리트층에 지원 품목의 우선순위가 주어지며, 반드시 지원이 필요한 주민들에게 혜택이 돌아가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우리는 목도해왔다"고 덧붙였다.
lkw777@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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