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경리실장 여성 소재 파악 중…'린 사모' 등 해외 VIP 조사 검토
(서울=연합뉴스) 김기훈 기자 = 서울 강남의 유명 클럽 '버닝썬'의 탈세 의혹 등을 수사하는 경찰이 장부에서 수상한 자금 흐름을 발견하고 추적에 나섰다.
서울지방경찰청 관계자는 "버닝썬 장부 분석 중에 일부 의심스러운 자금 흐름을 확인해 내사 중"이라며 "관련 자료는 광역수사대에서 지능범죄수사대로 이첩해 수사 기록을 검토 중"이라고 28일 말했다.
경찰은 그동안 버닝썬의 1년 치 장부를 확보해 탈세 등 경영 전반에서 불법 행위가 있었는지 살펴왔다.
경찰은 '린 사모'라고 불리는 대만인 투자자와 관련해서도 수상한 자금 흐름을 포착한 것으로 보인다.
경찰에 따르면 버닝썬의 소유 지분율은 전원산업이 42%로 가장 많다.
이어 유리홀딩스 20%, 린 사모 20%, 이문호 버닝썬 대표 10%, 이모 공동대표 8% 순이다.
경찰 관계자는 "버닝썬의 회계 자료를 검토하며 일부 의심스러운 자금 흐름이 발견돼 관련자를 소환하고 계좌추적 중"이라며 "다만 구체적인 내용은 수사 중이라 밝힐 수 없다"고 말했다.
앞서 한 매체는 버닝썬에 거액을 투자한 린 사모가 버닝썬을 통해 자금을 세탁한 정황이 드러났다며 린 사모가 자금 세탁을 위해 지인들의 통장을 '대포통장'으로 활용했다고 보도했다.
경찰 관계자는 "현재까지 (버닝썬과 관련한) 해외 VIP를 조사하지 않았으나 필요할 때 조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경찰은 또 버닝썬의 탈세 의혹 수사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서울국세청과 협업해 사실관계를 파악하고 자료를 확인하고 있다"고 말했다.
경찰은 또 버닝썬에서 장부 작성과 관리 등 경리업무를 총괄한 여성 A씨의 행방을 쫓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버닝썬 전 경리 A씨는 올해 1월 미국으로 출국한 것으로 확인됐다"며 "가족들을 통해 소재를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경찰은 버닝썬의 뇌물 의혹도 조사 중이다.
앞서 한 매체는 버닝썬 측이 이른바 '관비' 명목으로 공무원들에게 수백만 원씩을 건넸다는 의혹을 제기한 바 있다.
이와 관련 경찰 관계자는 "해당 언론사로부터 자료를 받아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있다"고 말했다.
경찰은 또 다른 강남의 유명 클럽 아레나의 탈세와 공무원 유착 의혹을 밝히기 위해 수사력을 모으고 있다.
경찰은 아레나의 실소유주 강모 씨와 명의상 사장 임모씨를 구속해 수사 중이다.
경찰은 강씨가 아레나 외에도 다수의 유흥업소를 운영한 사실을 파악하고 이들 업소에 대한 탈세 의혹도 살펴볼 방침이다.
경찰은 "서울국세청이 강씨가 운영한 것으로 파악된 17곳을 세무조사한 것으로 안다"며 "국세청과 협업 중"이라고 밝혔다.
경찰은 또 아레나와 관련, 조세포탈 외에도 횡령 혐의를 포착하고 관계자들을 수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구속된 '바지사장' 임씨에게서는 마약류 투약 혐의도 포착됐다.
경찰 관계자는 "구속 직후 강씨와 임씨에 대해 마약류 간이검사를 했는데 임씨에서 일부 양성반응이 나와서 국립과학수사연수원에 감정을 의뢰했다"고 설명했다.
아레나와 공무원들의 유착 의혹과 관련해 "서울국세청 관계자 4명을 총 7차례 조사했으나 유착관계 등 구체적 혐의가 확인된 사항이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장부에도 소방, 구청 위생과라고만 적혀 있어 관계자가 특정되지 않아 계속 수사 중"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경찰은 빅뱅 승리(본명 이승현·29) 등이 참여한 카카오톡 대화와 관련해 국민권익위원회가 검찰에 제출한 자료를 확보했으며, 이를 자체 확보한 자료와 비교한 결과 동일한 자료로 판명됐다고 설명했다.
kih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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