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사정 부대표급 협상으로 접점 모색…합의 못 하면 국회로 공 넘겨
(서울=연합뉴스) 이영재 기자 = 대통령 직속 사회적 대화 기구인 경제사회노동위원회(경사노위)가 28일 국제노동기구(ILO) 핵심협약 비준 문제에 관한 노사정 합의를 내지 못하고 다음 달 초까지 논의를 더 하기로 했다.
ILO 핵심협약 비준 문제를 논의해온 경사노위 산하 노사관계 제도·관행 개선위원회 박수근 위원장은 이날 노사관계 개선위 전체회의 직후 브리핑에서 "ILO 협약 비준에 필요한 노동관계법 개정을 위한 노사 협의가 지금 진행 중"이라며 "4월 초까지 노사 합의가 이뤄지도록 촉구하고 기다리기로 했다"고 밝혔다.
박 위원장은 "4월 초까지 노사정 합의가 되지 않으면 그때 전원회의를 열어 결정하겠지만, 이미 공지한 것처럼 그때까지 (합의가) 안 되면 (논의가) 마무리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앞서 지난 18일 박 위원장을 비롯한 노사관계 개선위 공익위원들은 ILO 핵심협약 비준 문제 논의 시한을 이달 말로 제시한 바 있다. 노사 합의가 나오지 않자 시한을 조금 늦춘 셈이다.
노사관계 개선위는 노사정 합의에 끝내 도달하지 못할 경우 논의 결과를 국회에 제출할 계획이다. 국회는 이를 토대로 ILO 핵심협약 비준을 위한 노동관계법 개정을 하게 된다.
노사관계 개선위는 작년 11월 ILO 핵심협약 기준에 부합하는 노동자 단결권을 위한 공익위원 권고안을 발표한 데 이어 경영계 요구에 따라 단체교섭과 쟁의행위 제도 개선 문제를 논의 중이나 노사의 입장이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유럽연합(EU)은 한국의 ILO 핵심협약 비준이 지연되자 한-EU 자유무역협정(FTA) '무역과 지속가능발전 장(章)'의 분쟁 해결 절차 첫 단계인 정부간 협의에 들어갔고 다음 달 9일까지 가시적인 성과물이 없으면 다음 단계인 전문가 패널 소집을 요청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노사관계 개선위 공익위원인 이승욱 이화여대 교수는 "(노사정) 부대표급 협상이 개시된 게 얼마 되지 않았기 때문에 충분한 협상 시간을 주기 위한 점도 있고 EU 측이 요구한 시한도 고려해 논의 시한을 4월 초로 정했다"고 설명했다.
부대표급 협상은 논의를 촉진하기 위해 노사정 대표의 급을 높인 협상 테이블로, 이성경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 사무총장, 김용근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 상근부회장, 임서정 고용노동부 차관 등이 참여한다. 지난달 경사노위가 탄력근로제 개선 합의를 낼 때도 부대표급 협상이 중요한 역할을 했다.
이 교수는 "(논의 시한을 4월 초로 잡은 것은) 위원회에서 공식적으로 노사정과 공익(위원) 전원이 합의한 사항"이라며 "4월 초까지는 ILO 핵심협약 비준 관련 노사정 합의나 논의가 마무리되고 그를 기반으로 국회에서 협약 비준과 관련법 개정이 이뤄지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ljglory@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