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 "출산률 0%대서 국민연금 장기적으로 어려워…부담률 올려야"
'코리안 미러클5' 발간기념회에 전직 경제관료들 대거 참석
(서울=연합뉴스) 정수연 기자 = 윤증현 전 기획재정부 장관은 28일 "시스템 차원에서 사회안전망을 확충해야지 현금 살포는 안 된다"며 "부담은 결국 젊은 사람들에게 간다"고 말했다.
윤 전 장관은 이날 한국개발연구원(KDI)과 '육성으로 듣는 경제기적 편찬위원회'가 서울 중구 코리아나호텔에서 개최한 '코리안 미러클 5' 발간보고회를 마치고 기자들과 만나 이같이 밝혔다.
'코리안 미러클 5'는 과거 사회보험제도 도입을 주도하고, 벤처기업의 성장을 뒷받침한 관료들의 경험을 모은 기록이다.
윤 전 장관은 "사회안전망을 확충해 나가되 성장 동력이 커질 수 있도록 각종 규제를 철폐해야 한다"며 "노동시장을 개혁해야 하는데 사회안전망 확충은 개혁의 기반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수출이 감소하고 세계 경제 성장이 둔화한 만큼 내수를 활성화하고 투자와 소비를 증대시켜야 한다고 제언했다.
그러면서 바이오·의료 및 4차산업혁명 분야의 산업이 정부의 불필요한 규제 때문에 발전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윤 전 장관은 "원격의료를 못하는 나라가 (한국 외에) 어디 있는가. 빅데이터도 정부 관계 법령에 묶여 활용되질 못하고 있다. 드론산업도 규제에 얽매여 진척이 없다"고 쓴소리를 했다.
이어 "국력을 미래지향적으로 모아야 한다. 살 길은 각종 규제를 철폐하고 개혁을 해 나가는 것밖에 없다"고 말했다.
김종인 전 경제수석은 행사를 마치고 기자들과 만나 국민연금 재정고갈 우려가 나오는 것을 두고 "출산율 0%대 상황에서 국민연금이 장기적으로 운영되기는 어렵다"며 "개혁을 하려 해도 부담률을 올리는 것 외에는 별다른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국민연금이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사내이사직 박탈을 이끈 것을 두고 "연금이 증권시장에 돈을 투자한 데 따른 결과"라고 평가했다.
김 전 수석은 "국민연금은 기금이 자꾸 쌓이니까 증권시장에 투자했다. 돈이 많아 그랬다"며 "기업도 연금이 투자하면 주가가 안정되기 때문에 이를 원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국민연금은 주식투자를 한 만큼 재산 보호를 위해 간섭을 할 수밖에 없다. 결국 오늘날의 상황이 벌어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회사는 망할 수도 있고 흥할 수도 있기 때문에 공적연금은 그런 곳(증권시장)에 투자해선 안 된다"고 부연했다.
이날 발간보고회에는 한덕수 전 국무총리, 최정표 한국개발연구원(KDI) 원장, 윤대희 신용보증기금 이사장, 김영주 한국무역협회 회장, 김석동 전 금융위원장 등이 참석했다.
js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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