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나 경영위기 타개 위해 어떤 자구안 내놓을까 '관심'

입력 2019-03-29 07:01   수정 2019-03-29 10:30

아시아나 경영위기 타개 위해 어떤 자구안 내놓을까 '관심'
내달 산은과 재무구조 개선 약정 연장…자산매각·사재출연 등 전망


(서울=연합뉴스) 김동규 기자 =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이 그룹 경영에 책임을 지고 용퇴한 가운데 아시아나항공[020560]을 비롯한 그룹이 현재 처한 경영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어떤 자구안을 낼지에 관심이 쏠린다.
29일 금호아시아나그룹과 산업은행 등에 따르면 박 회장은 지난 27일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을 긴급 면담하고 그룹 내 모든 직함을 내려놓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이 자리에서 박 회장은 "아시아나항공의 조속한 정상화를 위해 산은이 협조해달라"고 요청했다. 산은에 'SOS'를 친 것이다.
최근 아시아나항공은 감사보고서 감사의견 '한정'을 받아 시장의 신뢰가 추락하고 유동성 확보에 '빨간불'이 켜졌다.
이에 위기가 번져 그룹이 해체되는 최악의 상황을 막기 위해 박 회장이 승부수를 띄웠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박 회장 요청에 이 회장은 "대주주와 회사의 시장신뢰 회복 노력이 선행돼야 한다"면서 "시장의 우려를 해소하고, 신뢰를 회복할 수 있는 수준의 방안을 마련해 제출해달라"고 강조했다.
공을 다시 아시아나 쪽으로 돌린 모양새다.
아시아나는 이미 지난해 4월 산은 등 채권단과 재무구조 개선 약정(MOU)을 맺고 지난 1년간 유동성 확보를 통한 재무개선 노력을 기울여왔다.
비핵심자산 매각과 전환사채·영구채 발행 등을 통해 유동성을 확보하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자구계획에 따라 CJ대한통운[000120] 주식과 그룹의 상징인 금호 사옥 등 자산을 매각했고 영구채 발행 등으로 자본을 확충했다.
아시아나IDT[267850]와 에어부산[298690]을 주식시장에 상장하고 전환사채 발행으로도 자본을 늘렸다. 항공기 선급금 담보금융을 통한 차입도 진행했다.


이런 노력으로 지난해 말 그룹 전체 부채비율은 전년보다 약 30%포인트 낮아진 364.3%로 개선됐다. 그룹 차입금 규모도 전년 대비 1조2천억원가량 축소된 3조9천521억원으로 낮아졌다.
올해도 아시아나는 신용등급을 'BBB-'에서 1∼2단계 상향하겠다며 영구채 발행 계획을 밝히며 시장의 신뢰를 쌓아갔다.
하지만, 이달 '감사보고서 사태'가 불거지며 시장의 신뢰는 급격히 추락했고, 다시 유동성 위기가 불거졌다.
아시아나는 다음달 기한이 만료되는 MOU 연장을 위해 그동안 그룹 역량을 집중해 왔다.
채권단이 MOU 연장을 거부하면 자율협약이나 워크아웃 상황에 놓일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구체적인 자구계획 등을 두고는 산은과 힘겨루기를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산은은 기한이 만료되는 MOU를 1년 더 연장할 계획이지만, 현재 아시아나에 대해 꼼꼼히 실사를 벌이고 있다.
이런 가운데 이동걸 회장이 아시아나에 '방안 마련'을 요구하면서 아시아나가 어떤 수준의 자구안을 내놓을지 관심이다.
추가 자산 매각이나 대주주 사재 출연 등 시장신뢰를 회복할 충분한 수준의 자구안을 내놓는다면 '감사보고서 사태'로 중단된 영구채 발행이나 신규 여신 등에도 물꼬가 트일 수 있다.
산은 입장에서도 아시아나를 자율협약, 워크아웃 등 공동관리 체제로 가져가는 것은 부담스러운 일이다.
항공업 특성상 수송 차질에 따른 파장과 영업에 심각한 타격이 불가피하고 산은을 비롯한 채권금융기관에도 상당한 부담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박 회장은 28일 그룹 경영에서 손을 떼면서 "대주주는 어떤 희생을 감수하더라도 아시아나항공의 조기 경영 정상화를 위해 모든 노력을 다할 계획"이라고 밝혀 새재 출연 등을 고민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dkkim@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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