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능후 "조양호 연임 부결에 국민연금 주도 아닌 일조"(종합)

입력 2019-03-29 11:12   수정 2019-03-29 11:26

박능후 "조양호 연임 부결에 국민연금 주도 아닌 일조"(종합)
"위법활동 기업에 적극적 주주활동…건전 기업은 성장 도울 것"
수탁자전문위원 윤리서약서 의무화…"비밀준수 등 공적책임 강화"


(서울=연합뉴스) 신재우 기자 =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은 29일 국민연금이 '조양호 대한항공[003490] 이사직 박탈'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는 일각의 평가에 대해 "일조했다고 생각하지만 주도한 것을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국민연금 기금운용위원회 위원장인 박 장관은 이날 오전 서울 플라자호텔에서 열린 기금운용위원회에 참석한 후 기자들과 만나 "국민연금은 대한항공에서 가진 지분 11%만큼만 의결권을 행사했다"며 "(재선임 실패는) 사회 전반적인 분위기에 의해 된 것으로, 국민연금은 지분율만큼만 영향을 미쳤다"고 강조했다.
박 장관은 회의 시작 전 모두발언에서도 국민연금이 조 회장 재선임을 반대한 대한항공 주주총회 이후 '연금사회주의', '기업 경영간섭' 우려가 나오는 것과 관련, "국민연금은 투자기업의 중대하고 위법한 활동으로 국민의 소중한 자산인 기금에 심각한 손해가 난 경우에 대해서만 투명하고 공정한 기준과 절차에 따라 주주활동을 적극적으로 이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최근 주주총회 시즌과 맞물려서 국민연금의 수탁자책임에 관한 원칙, 즉 스튜어드십코드가 우리 사회의 주요 이슈 중 하나로 떠올랐다"며 이같이 언급했다.
박 장관은 "스튜어드십코드 도입은 기금의 장기 수익성과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것"이라고 강조하고, "여전히 연금사회주의, 기업 경영간섭을 우려하는 의견이 있는 반면에 다른 한편에서는 국민연금이 보다 적극적으로 주주권을 행사해야 한다는 요구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국민연금은 건전하고 투명하게 운영되는 대다수 기업에는 주주활동을 통해 기업이 더욱 성장하도록 도울 것"이라며 "국민연금뿐만 아니라 다른 투자자들도 스튜어드십코드가 정한 기준 절차에 따라 공정하고 투명하게 주주활동을 한다면 국내 자본시장도 주주가치 높이는 방향으로 한단계 성장할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최근 기업들이 배당정책을 변화시키고, 주주입장을 고려한 안건을 상정하는 움직임을 볼 때 긍정 변화가 시작되는 것 같다"고 평가했다.

국민연금 최고 의결기구인 기금위는 이날 2018년도 국민연금기금 결산안과 국민연금기금 수탁자책임 활동에 관한 지침 개정안, 기금운용 관련 위원회 위원 공적 책임강화방안 등을 의결했다.
위원회 책임강화 방안은 대한항공 주총 안건을 심의한 수탁자책임전문위 관련 논란과 연관이 있다.
기금위는 산하 3개 전문위원회(투자정책, 수탁자책임, 성과평가보상) 위원이 비밀유지 의무 등 직무윤리를 위반할 경우 해촉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했다.
또 기금운용 관련 위원회는 위원 위촉 전에 이해상충 여부 및 직무윤리를 사전에 진단하고, 윤리서약서도 받기로 했다.
국민연금이 스튜어드십코드를 도입하면서 신설된 수탁자위는 기금위 등 상위기구와 달리 위원들에게 윤리서약서를 받지 않았다.
기금위에서는 수탁자위 일부 위원들이 최근 주주총회 의결권을 논의하면서, 언론에 구체적인 회의 내용과 다른 위원들의 찬반 의사 결정을 공개한 것은 부적절한 행위였다는 평가가 나왔다.
박 장관은 "앞으로 수탁자위 위원들은 비밀준수 의무를 지키고, 사안이 최종 결정될 때까지는 언론에 발표를 자제하는 등 윤리규정을 지켜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날 기금운용본부는 국민연금 기금의 1월 수익률이 3.05%로 집계됐다고 보고했다. 지난해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했던 국민연금이 주식시장 훈풍을 발판으로 빠르게 수익률을 회복했다.
박 장관은 "국민연금은 장기 투자자이기 때문에 지나치게 단기 성과를 부각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지만, 지난해 기록한 마이너스 수익률도 최근 3월 기준으로 이미 모두 회복된 상태"라고 설명했다.
그는 "지난해 기록한 낮은 수익률에 대해 우려가 있어 단기적인 리스크 관리 등 개선책을 마련하고 적극 추진하도록 하겠다"며 "더욱 중요한 것은 장기 수익률 제고이며 이를 위해 기금운용 전략과 방향을 어떻게 가져갈지 진지하게 고민하겠다"고 밝혔다.
장기 수익을 제고 전략으로는 해외주식·채권 등 해외투자 비중 확대, 투자 다변화, 대체투자 집행 및 국내주식 위탁운용 개선, 해외사무소 기능 강화, 운용인력 처우개선 등을 들었다.
withwit@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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