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릎 꿇고 왼손으로…우즈, 기막힌 샷에도 스네데커에 '무릎'

입력 2019-03-29 09:16  

무릎 꿇고 왼손으로…우즈, 기막힌 샷에도 스네데커에 '무릎'
탁월한 위기탈출 능력 보였지만 WGC 매치플레이서 1승 1패



(서울=연합뉴스) 고미혜 기자 = '골프황제' 타이거 우즈(미국)가 또 한번 놀라운 위기 탈출 능력을 보여줬지만 매치플레이 경기 2연승엔 아쉽게 실패했다.
우즈는 29일(한국시간) 미국 텍사스주 오스틴의 오스틴 컨트리클럽에서 열린 월드골프챔피언십(WGC) 델 테크놀로지스 매치플레이 챔피언십(총상금 1천25만 달러) 둘째 날 조별리그 2차전에서 브랜트 스네데커(미국)에 2홀 차로 패했다.
전날 1차전에서 에런 와이즈를 3홀 차로 제쳤던 우즈는 1승 1패가 됐다.
세계랭킹 상위 64명의 선수가 출전한 이번 대회에선 4명씩 16개 조가 조별리그를 벌여 각 조 1위가 16강에 진출한다.
우즈는 30일 패트릭 캔틀레이(미국)와의 경기 결과에 따라 16강 진출 여부가 결정된다.
이날 우즈는 전반 9개 홀 가운데 3개 홀을 스네데커에게 내주고 2개 홀을 이겨 1홀을 뒤진 채로 후반에 들어섰다.
우즈에게 큰 위기가 찾아온 것은 후반 첫 10번 홀(파4)이었다.
우즈의 두 번째 샷이 그린 뒤 수풀 아래로 들어갔다.
넓게 깔린 수풀 아래 깊숙이 박혀 도저히 칠 수 없을 것 같은 공이었지만 우즈는 포기하지 않았다.
우즈는 바닥에 한쪽 무릎을 꿇고 앉아 헤드를 땅으로 한 채 클럽을 지면과 거의 수평으로 길게 뻗었고 몇 번의 연습 스윙 끝에 공을 꺼냈다.

공 위치 탓에 어쩔 수 없이 왼손으로 샷을 해야 했지만 낮게 깔린 채 수풀을 빠져나온 공은 그린을 똑바로 굴러가 홀 1.2m가량 옆에서 멈췄다.
결국 우즈는 그 홀을 파로 막았고 스네데커와 비겼다.
두 번째 샷 만에 공을 그린 위에 올려놓고 버디 퍼트를 앞둔 채 우즈의 '묘기'를 지켜본 스네데커도 믿을 수 없는 샷에 혀를 내둘렀다.
스네데커는 "2홀을 앞선 채 11번 홀에 나설 줄 알았다"며 "끝났다고 생각했고, 우즈가 거기서 시간 낭비를 하고 있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스네데커는 "우즈가 어떻게 했는지 모르겠다. 아마도 우즈 말고는 누구도 시도조차 못 했을 것"이라고 감탄했다.
앞서 우즈는 지난달 멕시코에서 열린 WGC 대회에서도 나무를 피해 공을 그린에 보내기 위해 팔을 거의 직각으로 비트는 엄청난 샷을 보여주기도 했다.
PGA 투어는 이날 우즈의 왼손 샷 영상을 트위터에 올리면서 "타이거 우즈는 세상의 모든 샷을 가졌다"고 쓰기도 했다.
놀라운 위기 탈출 능력을 발휘했음에도 우즈는 매치플레이 2연승엔 실패했다.
13번 홀(파4)에서 티샷이 물에 빠지며 더블보기를 범한 우즈는 결국 두 홀 차를 극복하지 못하고 17번 홀에서 무릎을 꿇었다.

이날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는 저스틴 하딩(남아프리카공화국)을 3홀 차로 제압하고 2연승했다.
맷 쿠처(미국), 세르히오 가르시아(스페인), 짐 퓨릭(미국), 프란체스코 몰리나리(이탈리아), 리하오퉁(중국) 등도 2승을 챙겼다.
김시우(24)는 쿠처에게, 안병훈(28)은 루이 우스트히즌(남아공)에게 패해 2연패에 빠지며 16강 진출이 불가능해졌다.
케빈 나(미국)는 조던 스피스(미국)에게 12번 홀까지 6홀을 뒤지다 13∼15번 홀 3연속 승리로 무섭게 추격에 나섰지만 16번 홀에서 비기면서 결국 뒤집기에 실패했다.

mihy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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