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전 대통령 사위, 아시아나항공 사외이사 후보직 철회

입력 2019-03-29 10:05   수정 2019-03-29 10:35

노무현 전 대통령 사위, 아시아나항공 사외이사 후보직 철회
아시아나 주총서 '감사보고서 사태' 거듭 사과…"신뢰 공고히 하겠다"


(서울=연합뉴스) 고은지 기자 = 아시아나항공[020560]은 29일 주주총회에서 감사보고서 문제로 시장에 혼란을 가져온 것에 대해 거듭 사과했다. 아시아나항공 사외이사 후보에 올랐던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사위 곽상언 법무법인 인강 대표변호사는 주총 직전에 후보직을 사퇴했다.
아시아나항공 김수천 대표이사는 이날 오전 서울 강서구 아시아나항공 본사에서 열린 제31기 정기주주총회 인사말에서 "감사보고서에 대한 외부 감사인의 의견과 관련해 주주 여러분에게 큰 심려를 끼친 점 깊이 사과한다"고 말했다.
김 대표이사는 "이는 마일리지 충당금 등에 대한 회계기준 적용상의 차이에서 발생한 것"이라며 "외부 감사인의 의견을 적절히 반영해 재무제표를 수정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일시적으로는 영업비용이 증가하지만, 중장기적으로는 회계적인 부담과 재무적인 변동성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며 "건실하고 투명한 경영으로 주주와 여러 이해 관계자들이 신뢰를 공고히 할 수 있게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어진 감사보고에서도 정창영 감사위원은 "엄격해진 회계감사로 인해 외부 감사인으로부터 '한정' 의견을 받았다"며 "해당 공시 이후 외부 감사인과 이슈 사항을 협의해 재무제표를 재작성한 결과 적정 의견을 받아 공시했다"고 말했다.
정 감사위원은 "앞으로는 외부 감사인과 지속적인 소통으로 이런 일이 반복되지 않게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아시아나항공은 제출기한을 하루 넘긴 지난 22일 공개한 감사보고서에서 감사의견 '한정'을 받아 시장 불신을 키웠다.
이 여파로 금호산업[002990]도 감사의견 '한정'을 받았고, 주식시장에서 두 회사의 주식 매매가 22∼25일 정지됐다.
지난 28일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은 감사보고서 문제에 대한 책임을 지고 그룹 회장직, 아시아나항공과 금호산업 대표이사직과 등기이사직, 금호고속 사내이사직에서 모두 사임했다.

아시아나항공 주총은 박 회장의 퇴진 다음 날 열려 이와 관련된 논란이 있을 것으로 예상됐지만, 비교적 차분한 분위기에서 진행됐다.
주주들은 지난해 아시아나항공의 재무 실적이 좋지 못하고 박 회장의 퇴진으로 회사 안팎 상황이 어수선한 점을 우려했지만 크게 문제를 제기하진 않았다.
이날 회의의 주요 안건은 ▲ 제31기 재무제표 및 연결재무제표 승인의 건 ▲ 정관 변경의 건 ▲ 이사 선임의 건 ▲ 감사위원회 위원 선임의 건 ▲ 이사 보수한도 승인의 건이었다.
이중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사위인 곽상언 변호사의 사외이사 선임이 눈길을 끌었으나 곽 변호사가 일신상의 사유로 후보직을 철회하면서 해당 안건 역시 상정되지 못했다.
사외이사로는 박해춘 전 국민연금공단 이사장만 선임됐고, 사내이사로는 한창수 아시아나항공 사장과 안병석 아시아나항공 경영관리본부장이 선임됐다.
감사위원은 박 전 이사장과 이형석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이 선임됐다.
이외 다른 안건은 모두 원안 가결됐다.
eu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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