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아산 이언년 할머니 요양병원 입소 앞두고 쾌척
(아산=연합뉴스) 이은중 기자 = 한평생 홀로 살며 품삯 등을 받아 모은 1천만원을 어려운 이웃을 위해 기부한 80대 할머니가 있어 잔잔한 감동을 주고 있다.
충남 아산시 도고면 신언리 이언년(88) 할머니는 지난 27일 도고면행정복지센터를 찾아 행복키움추진단에 1천만원을 전달했다.
무릎관절이 좋지 않아 제대로 움직이지 못하는 이 할머니는 앞으로 홀로 살기 어렵다고 판단, 요양병원에 입소하기로 마음 막고 이번에 평생 모은 돈을 내놓았다.
앞서 이 할머니는 평소 다니던 교회를 찾아 금일봉을 내놓았다.
요양병원비는 참전용사 유족연금과 노령연금으로 충당할 계획이다.
이 할머니는 18세 꽃다운 나이에 남편과 결혼했다.
그러나 신혼의 단꿈을 꿀 무렵 6·25 전쟁이 나면서 남편은 전투에 참여했다. 3개월만인 1951년 1월 강원도 인제전투에서 남편이 전사했다는 소식을 접했다.
남편의 시신은 찾지 못해 실종과 동시에 전사 처리됐다.
그러나 이 할머니는 '혹시 남편이 죽지 않고 북한에 있을지도 모른다'는 기대를 놓지 않고 재혼도 마다한 채 평생 마을을 떠나지 않고 홀로 살아왔다.
그는 어려운 사람들에게 근로 기회를 주었던 취로사업이나 남의 논밭 일을 해서 받은 품삯으로 생계를 이어왔다.
이정희 도고면장은 "할머니는 본인을 따스하게 보살펴 주었던 당시 도고면장의 고마운 마음을 잊지 못해 행정복지센터를 찾아 기부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도고면은 이날 전달된 기부금을 이 할머니의 소중한 뜻을 담아 참전용사 유가족 지원 등에 사용할 계획이다.
ju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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