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관계개선 합의 후 첫 임명 예정…中 97개 교구 중 약 절반 공석
(홍콩=연합뉴스) 안승섭 특파원 = 중국과 바티칸이 관계 개선에 합의한 가운데 현재 공석인 중국 네이멍구(內蒙古) 교구의 주교 임명이 관계 개선의 진정한 시금석이 될 것이라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29일 보도했다.
SCMP에 따르면 네이멍구 지닝(集寧) 교구의 류스궁 주교가 지난 2017년 90세로 별세한 후 이 교구 주교 자리는 아직 공석으로 남아 있다.
조만간 이 교구에 새 주교가 임명된다면 그는 지난해 9월 중국과 바티칸이 관계 개선에 합의한 후 처음으로 임명되는 주교가 된다.
중국 가톨릭은 중국 당국의 인가를 받지 못한 지하교회 신도 1천50만 명과 중국 관영의 천주교애국회 신도 730만 명으로 나뉜다.
중국 관영 천주교를 인정하지 않는 바티칸은 주교 임명 문제를 놓고 중국과 대립해 왔으나, 지난해 9월 관계 개선에 합의하면서 주교 임명과 관련해 일종의 '타협안'을 받아들인 것으로 전해졌다.
타협안의 정확한 내용은 발표되지 않았으나, 중국이 2∼3명의 주교 후보 명단을 작성해 바티칸에 보내면 교황이 심사하는 방식인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이 가장 선호하는 후보는 명단의 맨 위에 놓이게 된다.
현재 네이멍구 지닝 교구의 유력한 주교 후보로는 관영 천주교와 지하교회 양측에서 모두 명망이 높은 야오순 신부가 유력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 소식통은 "야오순 신부는 중국 관영 신학대학에서 예배식을 가르친 경험이 있으며, 지하교회 커뮤니티와도 원만한 관계를 맺고 있어 그가 지닝 교구의 주교가 될 가능성이 크다"고 전했다.
야오순 신부 외에도 허난(河南), 산시(陝西) 등의 고위 성직자가 지닝 교구의 주교직을 희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SCMP는 "현재 중국 내 97개 교구의 주교직 절반 가까이가 공석으로 남아 있어 임명이 시급한 과제"라며 "다만 바티칸 내에서 중국과 관계 개선을 비판하는 목소리도 작지 않아 그 과정이 순탄하지 않을 수도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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