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최이락 기자 = 호주에서 직장 상사로부터 '방귀 괴롭힘'을 당했다는 소송이 제기됐지만, 법원이 "사실이라고 해도 괴롭힘으로 볼 수 없다"며 기각했다.
29일 dpa통신 등에 따르면 사건은 10여 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데이비드 힝스트(56)는 당시 호주의 '컨스트럭션 엔지니어링'이라는 회사에서 엔지니어로 일했다.
항소장에 따르면 그는 근무 중 상사로부터 지속해서 '방귀 괴롭힘'을 당했다. 그의 상사가 재미있어하면서 그를 향해 방귀를 뀌었다는 것이다.
그는 "근무 중 벽을 향해 앉아 있는데 상사가 사무실로 들어와 내 쪽으로 방귀를 뀌고 나갔다"며 "하루에도 5~6차례 내게 그런 짓을 했다"고 주장했다.
힝스트는 "그곳은 좁고 문도 없는 곳이다. 그런 곳에서 방귀를 뀌고 나간 것은 나를 괴롭히기 위한 것"이라며 "나는 그를 '냄새쟁이'라고 불렀다"고 말했다.
힝스트는 또 그 상사가 전화로 모욕적인 말을 하고 비웃는 등 언어폭력도 행사했다며 "이로 인해 정신적 상처도 입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당시 힝스트의 상사였던 그레그 쇼트는 법정에서 "힝스트의 사무실에서 방귀를 뀐 기억이 없지만, 만약 그랬다고 해도 한두 번일 것"이라고 진술했다.
힝스트는 회사를 상대로 180만 호주달러(약 14억5천만원)의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지만 지난해 4월 패소했다.
이에 그는 "1심 판사가 내게 편견을 갖고 패소 판결을 내렸다"며 금주 초 항소를 제기했다.
그러나 항소법원은 이날 "원고의 주장은 전혀 실체가 없다. 설령 그의 주장이 사실이라고 해도 배에 가스가 차서 방귀를 뀌는 것은 꼭 괴롭힘으로만 볼 수는 없다"며 항소를 기각했다. 힝스트는 대법원에 상고할 예정이다.
2008년 5월 이 회사에 입사했던 힝스트는 다음 해 4월 해고됐다. 회사측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로 인한 실적 악화로 인해 해고한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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