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 비판 재갈 물리는 '겁주기 거액 소송' 제한한다

입력 2019-03-31 09:00   수정 2019-03-31 10:05

정책 비판 재갈 물리는 '겁주기 거액 소송' 제한한다
법무부 '전략적 봉쇄소송' 억제방안 연구용역 착수…입법추진



(서울=연합뉴스) 이지헌 기자 = 승소 가능성이 적은데도 비판의 목소리를 위축시킬 목적으로 거액의 보상을 청구하는 이른바 '전략적 봉쇄소송'을 줄이고자 정부가 정책 검토에 들어갔다.
법무부는 '전략적 봉쇄소송에 관한 입법적 검토'를 주제로 한국민사소송법학회와 최근 연구용역 계약을 체결했다고 31일 밝혔다.
법무부는 연구용역 결과를 검토해 국가가 국민을 상대로 제기하는 전략적 봉쇄소송을 제한하는 정부 입법안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전략적 봉쇄소송이란 승소보다는 상대의 비판을 위축시키는 것을 주된 의도로 제기된 소송을 말한다. 주로 집회나 시위 관련해 제기되는 경우가 많다.
해군이 제주 강정마을 주민을 상대로 해군기지 공사 지연과 관련해 구상금청구소송을 제기하자 이를 두고 법조계 일각에서 전략적 봉쇄소송 성격을 띤다는 지적이 나오기도 했다.
현재 미국 20여개 주가 전략적 봉쇄소송을 제한하는 법을 두고 있다. 이 법이 있는 주에선 표현의 자유를 제한하는 소송을 제기한 경우 원고가 승소 가능성을 사전에 입증해야 하고, 이를 입증하지 못하면 법원이 소송을 각하한다.
법무부는 입법안 추진 계획과 별개로 현재 국가가 원고인 소송들이 전략적 봉쇄소송에 해당하는지를 살펴볼 계획이다.
법무부는 "전략적 봉쇄소송에 해당할 여지가 있다고 판단되는 경우 분쟁의 원만한 해결을 위해 법무부가 할 수 있는 역할을 충분히 검토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앞서 정부는 2017년 12월 강정마을 구상권 청구 소송을 철회하는 내용의 법원 강제조정안을 수용한 바 있다.
pa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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