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지언론 인터뷰…이스라엘-걸프국가들 관계개선 반영한 듯
(카이로=연합뉴스) 노재현 특파원 = 아랍에미리트(UAE)의 고위 관리가 아랍권이 이스라엘에 개방적인 태도를 취해야 한다고 주장해 주목된다.
29일(현지시간) 이스라엘 매체 타임스오브이스라엘과 카타르 알자지라방송 등에 따르면 UAE의 안와르 가르가시 외무담당 국무장관은 지난 27일 UAE 일간지 '더내셔널'과 인터뷰를 통해 이스라엘과 아랍 국가들 관계의 '전략적 변화'를 촉구했다.
가르가시 장관은 "오래전에 이스라엘과 접촉하지 않는다는 아랍의 결정이 있었다"며 "돌아보면 그것은 매우 잘못된 결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정쟁을 벌이는 것과 소통 수단을 열어두는 것은 분명하게 구분해야 하기 때문이다"라고 덧붙였다.
또 가르가시 장관은 앞으로 이스라엘과 아랍 국가들 사이에 정치인과 운동선수들의 방문을 포함한 접촉이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평화협상을 위한 '전략적 변화'도 언급했다.
평화협정이 없는 상황에서 이른바 '2국가 해법'(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이 각각 독립국을 세우는 평화안)이 비현실적이라며 유대인과 아랍인들이 동일한 권리를 갖는 단일국가가 현실적 방안이라고 말했다.
가르가시 장관의 언급은 이스라엘이 아랍 국가들과 관계개선을 모색하는 흐름과 맞물린 것으로 풀이된다.
현재 이스라엘과 공식적인 외교 관계를 맺고 있는 아랍 국가는 이집트와 요르단 등 2개에 불과하다.
아랍 국가들은 대부분 팔레스타인 문제 등을 이유로 이스라엘과 거리를 두고 있다.
그러나 최근 이스라엘과 걸프 국가들의 관계가 빠르게 개선되는 모양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작년 10월 오만 수도 무스카트를 방문해 카부스 빈사이드 국왕과 회담하고 중동 현안을 논의했다.
이스라엘 현직 총리가 오만을 공식적으로 방문하기는 무려 22년 만이다.
같은 달 미리 레게브 이스라엘 문화체육부 장관은 국제유도대회 참석차 UAE 아부다비를 방문했고 이곳에서 이슬람교 사원인 그랜드모스크를 둘러봤다.
칼리드 빈아흐메드 알칼리파 바레인 외무장관은 지난달 중동문제 국제회의가 열린 폴란드 수도 바르샤바에서 바레인과 이스라엘의 외교관계 수립 가능성을 시사했다.
noja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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