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휠체어 대통령' 부테플리카 반대시위 한달 넘게 이어져
(카이로=연합뉴스) 노재현 특파원 = 북아프리카 알제리의 수도 알제에서 29일(현지시간) 압델라지즈 부테플리카(82)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는 대규모 거리 시위가 벌어졌다고 AP, dpa, 로이터통신 등 외신이 보도했다.
군중 수만명은 이날 거리를 행진하며 대선을 연기한 부테플리카 대통령의 즉각 퇴진과 낡은 정치 시스템의 척결을 촉구했다.
변화를 바라는 젊은이들이 시위를 주도하고 있다.
모하메드 드제마이(25)는 로이터에 "거리의 압박은 (현재) 지배체제가 사라질 때까지 계속될 것"이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상인 알리는 "우리는 오늘 할 말이 하나뿐"이라며 "모든 패거리가 즉시 사라져야 게임이 끝난다"고 말했다.
경찰은 돌을 던지는 일부 시위대를 향해 최루가스를 발사했지만, 시위는 대체로 평화적으로 진행됐다.
이날 시위는 군부 수장이 금주 초 헌법에 따른 대통령 퇴진 절차를 언급한 뒤 첫 번째 대규모 집회다.
아흐메드 가이드 살라 알제리 육군참모총장은 지난 26일 알제리 의회가 부테플리카 대통령의 직무수행 가능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살라 참모총장의 제안이 권력을 계속 유지하려는 집권 세력의 꼼수가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1999년 취임해 20년간 집권한 부테플리카 대통령이 지난달 10일 차기 대선 출마를 선언하자 반정부 시위가 한 달 넘게 이어지고 있다.
특히 알제리 공휴일인 매주 금요일에는 최대 수십만명이 참여하는 대규모 시위가 벌어졌다.
부테플리카 대통령은 2013년 뇌졸중 증세를 보인 뒤 휠체어에 의지한 생활을 하면서 공식 석상에는 거의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다.
국민의 거센 반발에 부테플리카 대통령은 불출마를 선언하고 4월 18일 예정됐던 선거를 연기한다고 밝혔다.
시위대는 부테플리카 대통령이 공식적인 임기가 끝나는 오는 4월 28일 이후에도 계속 대통령직을 유지하려 한다며 즉각적인 퇴진을 요구하고 있다.
noja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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