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전국민 단일 건강보험' 법안 발의 무디 전의원 별세

입력 2019-03-30 11:54  

美 '전국민 단일 건강보험' 법안 발의 무디 전의원 별세



(시카고=연합뉴스) 김 현 통신원 = 30년 전 미국 의회에 연방정부 주도의 전국민 단일 건강보험 법안을 발의한 짐 무디(위스콘신·민주) 전 연방하원의원이 별세했다. 향년 83세.
워싱턴포스트와 밀워키 저널 센티널은 29일 1980~90년대 위스콘신 주를 대표했던 진보 정치인 무디 전 의원이 지난 22일 메릴랜드 주의 한 병원에서 사망했다고 보도했다. 가족들은 직접적 사인을 비외상성 두개 내 출혈이라고 밝혔다.
무디 전 의원은 1968년 유진 맥카시 전 연방상원의원(미네소타·민주) 대선 캠프에서 일한 후 버클리대학에서 경제학 박사학위를 받고 위스콘신대학 교수로 재직했다.
나이 마흔이 넘어 정계 진출을 결심한 그는 1979년 위스콘신 주상원의원에 당선됐고 1982년 연방하원의원 선거에서 승리했다.
5선을 연임한 무디 전 의원은 1991년, 찰스 B.랭글(88·뉴욕)·마티 루소(75·일리노이)·토머스 다우니(70·뉴욕) 등 동료 의원 3명과 함께 연방 정부가 단일 보험 공급자(Single-Payer)가 되는 유니버설 헬스케어(Universal Healthcare) 법안을 발의했다.
당시 그는 위스콘신 주민 가운데 55만 명, 미국인 가운데 3천700만 명 이상이 건강보험 없이 살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제안된 법안이 기업과 부자들에게 높은 세금을 부과해 장기적으로 보면 정부 비용을 연간 수십억 달러씩 절약할 수 있게 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이 법안은 해당 위원회조차 통과하지 못했다.
밀워키 저널 센티널은 무디 전 의원이 정부 예산 균형을 위해 적자 허용시 상·하 양원의 승인을 받도록 하는 내용의 헌법개정안을 적극 지지, 민주당 동료들의 원성을 사기도 했으나 사회적 이슈에 있어서는 성소수자 권리 옹호·마리화나 합법화 지지 등 당내 누구보다 진보적이었다고 소개했다.
워싱턴포스트는 그가 연방 부채 관련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법안에 대해 진보 성향의 투표를 했다고 전했다.
무디 전 의원은 1992년 연방상원의원에 도전장을 내고 민주당 경선에 나섰다가 러스 파인골드(66) 전 의원에게 패한 후 정계에서 은퇴했다.
적십자사에 근무한 아버지를 따라 중학생 때부터 해외를 돌아다니며 살고 이후 평화봉사단(Peace Corp)으로 활동한 무디 전 의원은 의회를 나온 후 국제연합(UN) 산하 국제농업개발기금(IFAD) 최고재무책임자(CFO) 등을 지내고 대학으로 복귀해 메릴랜드대학과 아메리칸대학에서 후학을 양성했다. 최근에는 투자 및 재무관리회사 재정 고문으로 일했다.

chicagorho@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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