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분이 다르다니"…'인보사' 판매중단에 체면 구긴 코오롱

입력 2019-03-31 17:20   수정 2019-03-31 18: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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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분이 다르다니"…'인보사' 판매중단에 체면 구긴 코오롱
19년 바이오 투자 결실 '잡음'에 "안전성·유효성 문제없다" 해명
미국 임상 3상 중단…회사선 "해외 수출은 문제없을 것"

(서울=연합뉴스) 김잔디 강애란 기자 = 국내 첫 유전자치료제인 '인보사케이주'(이하 인보사)가 주성분이 허가 당시와 다르다는 이유로 31일 제조·판매가 중단되면서 코오롱생명과학[102940]이 단단히 체면을 구겼다.

특히 이웅열 전 코오롱그룹 회장의 '뚝심'이 이뤄낸 성과라며 대대적으로 홍보해왔던 터라 신인도 타격도 불가피하게 됐다.
인보사는 코오롱생명과학의 자회사 코오롱티슈진[950160]이 개발한 무릎 골관절염 유전자치료제다. 2017년 7월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국내 첫 유전자치료제이자 국산 신약 29호로 허가받았다. 코오롱생명과학이 바이오 사업에 뛰어든 이래 내놓은 첫 신약이다.
이 전 회장이 약 19년간 1천100억원을 쏟아부은 대대적인 프로젝트이기도 하다. 그는 2017년 4월 인보사 충주 공장을 방문한 자리에서 "내 인생의 3분의 1을 인보사에 투자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고 말할 정도로 각별한 애정을 드러내 왔다.
국내 허가 이후 코오롱생명과학은 홍콩 수출을 확정 짓고, 미국에서 임상 3상을 진행하는 등 '글로벌 신약'으로 자리 잡겠다는 의지를 내비치기도 했다.
그러다 미국 임상 승인 중 1액과 2액으로 구성된 인보사의 2액 세포가 한국에서 허가 당시 제출한 자료에 기재된 세포와 다른 것으로 확인, 식약처에 보고한 것이다.
국내에서 사용된 세포도 미국에서 사용된 세포와 동일할 가능성이 있어서다. 국내에서 사용된 세포에 대한 검사결과는 4월 15일께 나올 예정이다. 현재 미국 임상 3상은 중단됐다.
코오롱생명과학은 안전성과 유효성에는 전혀 문제없다고 강조했다. 인보사는 임상 등 개발 단계부터 현재까지 물질을 변경한 적이 없는 데다 2액은 당초 개발 시 투여 2주 후에는 체내에서 사멸하도록 만들어졌다는 이유에서다.
회사의 해명해도 불구하고 허가된 의약품과 다른 성분이 혼입됐다는 점에서 '오명'을 피할 수 없게 됐다. 중국과 일본, 호주, 몽골, 마카오,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UAE) 등을 대상으로 준비해오던 수출 역시 적잖은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코오롱생명과학 관계자는 "인보사 투여 환자들에 심려를 끼쳐 죄송하다"며 "안전성에 대해 재검증받는 대로 조속한 출고 재개를 통해 환자분들의 기대에 부응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제약사가 제출한 자료와 실제 의약품의 성분이 다르다는 사실이 국내 검사결과에서도 사실로 확인되면 식약처 역시 비난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미국 식품의약품청(FDA)의 주성분 확인시험에서 지적된 사항을 우리 식약처는 제조사인 코오롱생명과학이 보고할 때까지 알지도 못한 꼴이 될 수 있어서다.
이상수 식약처 대변인은 "허가 당시에는 성분이 다르다는 등의 문제가 없었던 것으로 알고 있으나 사안이 보고된 만큼 폭넓게 리뷰하고 있다"며 "환자 안전성 확보를 위해 장기추적조사를 전체 환자로 확대하는 등 건강영향 조사 역시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식약처는 코오롱생명과학에서 주장하는 주성분이 바뀐 원인이 합당한지 조사 중이며, 필요시 별도로 국내에서 자체 검사를 실시할 예정이다.
jandi@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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