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 경기침체에도 에르도안 지방선거 선방…수도선 패배"

"터키 경기침체에도 에르도안 지방선거 선방…수도선 패배"
현지 언론 "여권 연대 52% 득표"…이스탄불서도 수성 유력
야당, 25년만에 앙카라시장 탈환 성과로 '위안'
에르도안 "앞으로 4.5년간 선거 없어…안정적 국정 운영"




(이스탄불=연합뉴스) 하채림 특파원 = '경제난' 속에서도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이 지방선거에서 선방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이 이끄는 이슬람 기반 '정의개발당'(AKP)이 31일(현지시간) 치러진 터키 지방선거에서 65% 개표가 진행된 가운데 45.2%를 득표했다고 일간 휘리예트 등이 선거 당국을 인용해 보도했다.
제1 야당인 '공화인민당'(CHP)은 30.3%를 얻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AKP는 터키 경제와 문화의 중심 이스탄불 광역시에서 승리가 유력하다.
그러나 수도 앙카라 광역시장은 25년만에 야당에게 자리를 내줄 것이 확실시된다.
CHP와 선거연대를 구성한 '좋은당'(IYI)이 7.3%, AKP와 손잡은 '민족주의행동당'(MHP)이 6.6%를 각각 득표했다.
쿠르드계를 대변하는 '인민민주당'(CHP)은 4.0% 득표에 그쳤다.
30개 광역시장 경쟁에서 AKP(16)와 MHP(1) 연대는 총 17곳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다.
이번 선거는 터키가 대통령중심제로 전환하면서 에르도안 대통령이 행정부뿐만 아니라 입법·사법부까지 강력한 권한을 장악한 후 처음 치러지는 지방선거로, 에르도안 찬반투표 성격이 강했다.
터키 경제가 침체(2분기 연속 역성장)에 진입하고 연간 물가상승률은 9월 이후 매월 19∼24%로 고공행진하는 등 경제난 속에서 치러져 '심판론'이 주효할지 주목됐다.


결과적으로 '심판론'보다는 에르도안 대통령의 '안보 우선론'이 여전히 유효한 것으로 나타났다.
여권 연대(AKP+MHP)는 약 52%를 득표, 작년 대통령선거 당시 득표율(52.5%)을 유지하며 승리했다.
지방선거 양대 승부처인 이스탄불과 앙카라 가운데 이스탄불에서 수성이 확실시된다.
다만 앙카라에서 25년만에 야당에 패배할 것으로 보여 민심의 변화를 드러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이날 밤 10시께 TV로 방송된 연설에서 "중간 개표 결과를 보면 AKP가 터키 전역에서 앞서고 있다"며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그는 수도에서 패배를 의식한 듯 "일부 도시에서 졌지만 이것은 민주주의에서는 필연"이라고 강조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앞으로 4년 반동안은 선거가 없다"면서 "안정적으로 국정을 이끌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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