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친상에도 예정대로 5일 시카고 화이트삭스전 등판
(서울=연합뉴스) 신창용 기자 = 미국프로야구(MLB) 시애틀 매리너스의 일본인 좌완 투수 기쿠치 유세이(28)가 부친상에도 예정대로 5일 시카고 화이트삭스전에 선발 등판한다.
1일 일본 스포츠 전문매체 '스포츠 호치'에 따르면 기쿠치의 아버지 유지 씨는 오랜 암 투병 끝에 전날 59세의 나이로 숨을 거뒀다.
기쿠치는 지난달 30일 보스턴 레드삭스와의 홈 경기에 선발 등판해 6이닝 3실점(2자책점)으로 호투하며 승리 요건을 갖췄으나 불펜이 역전을 허용해 메이저리그 첫승이 무산됐다.
경기 종료 후 몇 시간 뒤 유지 씨는 조용히 숨을 거뒀다.
비보를 전해들은 기쿠치는 이날 슬픔을 참으며 캐치볼과 러닝 등 경기 전 훈련을 평소대로 소화했고, 벤치에서 끝까지 경기를 지켜봤다.
기쿠치는 구단을 통해 "생전에 아버지는 내게 야구에 전념하고, 팀 승리를 위해 노력하라고 말씀하셨다"며 "아버지 말씀에 경의를 표한다. 전력으로 노력해 남은 시즌을 아버지에게 바치고 싶다"고 밝혔다.
메이저리그에서 부친상을 당한 선수는 최대 7경기까지 빠질 수 있지만, 기쿠치는 아버지의 뜻에 따라 일본으로 귀국하지 않고 미국에 남기로 했다.
팀과 함께 시카고 원정길에 올라 5일 화이트삭스를 상대로 두 번째 선발 등판한다.
스콧 서비스 시애틀 감독은 기쿠치와의 대화를 통해 의사를 확인한 뒤 선발 등판을 허락했다.
서비스 감독은 "선수도 인간이다. 그들에게는 가족이 있고, 이는 무척이나 힘든 일"이라며 "하지만 기쿠치는 여기에 남는 것이 옳다고 생각했고, 우리는 그 결정을 존중하고, 전면적으로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일본프로야구 세이부 라이언스에서 8년간 통산 73승 46패, 평균자책점 2.77을 기록한 기쿠치는 지난겨울 포스팅시스템(비공개 경쟁입찰)을 거쳐 최대 7년간 총액 1억900만달러에 시애틀 유니폼을 입었다.
그는 올해 아메리칸리그 강력한 신인왕 후보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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