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관리 당국 "야당 후보가 막판 역전…최종 개표 결과 미확정"
(이스탄불=연합뉴스) 하채림 특파원 = 터키 지방선거 승부처로 꼽히는 이스탄불 광역시장 선거에서 초박빙 승부가 펼쳐지며 개표 결과 발표가 지연되고 있다.
터키 최고선거위원회(YSK)의 사디 귀벤 위원장은 1일(현지시간) 기자회견에서 제1 야당 공화인민당(CHP) 소속 에크렘 이마모을루 후보가 여당 정의개발당(AKP)의 비날리 이을드름 후보에 앞서고 있다고 밝힌 것으로 관영 아나돌루통신이 전했다.
이마모을루 후보는 이날 오전 10시 현재 415만9천650표를 얻어 이을드름 후보에 약 2만8천표 앞섰다.
귀벤 위원장은 "현재까지 투표함 3만1천102개에 대해 개표가 끝났다"면서 "84개가 남았는데 문제가 제기돼 개표 결과가 확정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문제를 제기한 주체나 내용에 관해서는 이 자리에서 공개되지 않았다.
전날 개표 초반에는 이을드름 후보가 이마모을루 후보에 약 2%포인트 앞서며 전문가 다수의 예상과 비슷한 양상으로 흘러갔다.
중반으로 접어들며 득표율 차이가 1%포인트로 줄었고 개표가 98.8% 진행된 당시 이을드름 후보가 48.70%를 얻어 격차가 0.05%p까지 좁혀진 후 결과 업데이트가 중단됐다.
1일 새벽 두 후보 모두 승리를 선언했다.
귀벤 위원장에 따르면 이후 전세가 역전돼 이마모을루가 앞섰으나 개표에 대한 여러 문제 제기로 결과 확정이 지연되고 있다는 것이다.
앞서 이날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은 "이스탄불 시장 선거에 질 수도 있다"며 패배를 전망하는 듯한 태도를 보였다.
이스탄불에서 AKP의 패배가 확정된다면 에르도안 대통령은 큰 정치적 타격을 받게 된다.
대통령중심제로 전환 후 처음 시행된 이번 지방선거는 에르도안 대통령에 대한 찬반투표 성격으로 전개됐다.
터키 경제·문화 중심지 이스탄불과 수도 앙카라는 터키 지방선거 승패의 '지표'로 여겨진다.
특히 인구 1천500만명의 최대 도시 이스탄불은 1994년 '정치 신인' 에르도안이 시장에 당선되면서 정계 중심으로 도약한 곳이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이러한 상징적 도시에 AKP의 '2인자' 이을드름 전 총리를 투입했다.
선거 전날을 포함해 유세 기간 중 여러 차례 이스탄불 집회를 찾아 이을드름 후보를 지원했다.
AKP의 압도적 지지와 AKP에 편중된 언론보도 속에 이을드름 후보는 여론조사에서 이마모을루 후보에 2%p가량 앞섰으나 실제 선거에서 역전을 허용했다.
tree@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