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벤처펀드 출시 1년…올해 수익률은 반등

입력 2019-04-02 1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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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닥벤처펀드 출시 1년…올해 수익률은 반등
낙관 힘든 전망에 설정액은 후진…3조원 하회

(서울=연합뉴스) 권수현 기자 = 코스닥시장 활성화와 중소·벤처기업 지원을 위해 만들어진 코스닥 벤처펀드가 오는 5일로 출범 1주년을 맞는다.
코스닥 벤처펀드는 펀드 자산의 절반 이상을 벤처기업이나 벤처기업 해제 후 7년 이내인 코스닥 상장 중소·중견기업의 주식과 무담보 전환사채(CB)·신주인수권부사채(BW)에 투자하는 상품이다. 자산의 15%는 CB와 BW를 포함한 벤처기업 신규 발행주식에 투자해야 한다.
대신 코스닥 공모주의 30%를 우선 배정해주고 개인투자자들에게는 3년 이상 펀드 가입 시 최대 300만원의 소득공제 혜택을 부여했다.
이 덕에 출시 초기 인기몰이를 했지만 증시가 하락세를 타면서 수익률은 곤두박질쳤다. 일부 공모형 상품은 작년 연말 기준 6개월 누적 수익률이 -20%대를 기록하기도 했다.
다행히 올해 들어서는 코스닥시장이 살아나면서 수익률도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신규 자금 유입세 정체와 출시 초기 메자닌 투자 과열에 따른 수급 우려 등 해결해야 할 문제점도 남아있다.


◇ 한숨 돌린 벤처펀드…올해 연초 이후 수익률 9.7%
2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가 이달 1일 기준 공모형 코스닥 벤처펀드 12개의 연초 이후 수익률을 집계한 결과 평균 9.68%에 달했다.
이에 따라 6개월 평균 수익률도 -4.79%로 손실 폭이 크게 줄었다.
작년말 기준으로 이들 상품의 6개월 수익률은 -12.04%였다.
올들어 코스닥시장이 반등한 데다 코스닥에 새로 입성한 새내기주들이 선전한 덕에 코스닥 벤처펀드가 작년의 손실을 상당 부분 만회한 셈이다.
코스닥지수는 연초 이후 이달 1일까지 9.5% 올랐다. 이는 코스피(6.23%)보다 더 높은 상승률이다.
또 웹케시[053580]와 노랑풍선[104620], 셀리드[299660], 이지케어텍[099750] 같은 코스닥 신규상장 종목들이 공모주 청약 등 흥행에서 성공했고 상장 이후 주가 흐름도 호조세를 보였다.

◇ 자금유입은 정체…공모펀드 설정액 감소
그러나 코스닥 벤처펀드 설정액은 최근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3월말 현재 104개사가 운용하는 257개 코스닥벤처펀드의 설정액은 총 2조9천932억원으로 지난해 말(3조20억원)보다 88억원(0.3%) 감소했다.
특히 공모펀드(12개)의 설정액이 6천329억원으로 627억원(9.0%) 줄었다. 사모펀드 설정액은 2조3천603억원(245개 펀드)으로 539억원(2.3%) 늘었다.
앞서 코스닥 벤처펀드 설정액은 출시 한 달 만에 2조4천억원으로 급증했고 작년말 3조원을 넘어섰다.
전문가들은 최근 코스닥 벤처펀드에 자금이 유입되지 않는 이유로 경기둔화 우려와 제약·바이오 기업 실적 및 주가 변동성 확대 등을 지목하고 있다.
증권사의 한 펀드 담당 연구원은 "코스닥 벤처펀드가 시장 전반 상황이 좋지 않아 수익률을 더 끌어올리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며 "이에 따라 자금도 지난해처럼 폭발적으로 모이기는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코스닥 벤처펀드를 통한 모험자본 투자를 활성화하려면 현행 세제 및 기업공개(IPO) 공모주 우선 배정 등 혜택 이외에 추가적인 자금 유인책을 고려할 필요도 있다"고 말했다.
황준혁 KTB자산운용 펀드매니저는 "새 외부감사법이 부담이 되는 상황인 만큼 우량 코스닥 기업의 경우 적용을 완화하는 등 보완책이 마련됐으면 한다"면서 "또 상장 주관사의 공모주 배정 자율성을 확대한다는 정부의 방침이 코스닥 벤처펀드에 대한 공모주 우선 배정과 상충되지 않도록 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 메자닌 투자 과열 부작용은 잠재 위험
한편 코스닥 벤처펀드의 영향으로 메자닌(CB·BW 등 주식과 채권의 중간 성격) 발행이 급증한 점은 향후 우려 요인으로 지목된다.
코스닥 벤처펀드 출시 초기 운용사들은 공모주 우선 배정 혜택을 받기 위해 벤처기업 신주에 대한 15% 투자 요건을 채우면서 주식보다 안정적인 CB와 BW를 대거 운용 펀드에 담았다.
이에 따라 메자닌 수요가 급증하면서 발행자 우위 시장이 형성되자 제로금리나 리픽싱(행사가액 조정) 조건이 없는 CB가 발행되는 등 한동안 시장이 과열 양상을 보였다.
이로 인한 '물량 폭탄'이 오버행(대량 대기매물) 이슈나 투자 손실 등 문제를 불러올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이 지적이다.
나승두 SK증권 연구원은 "메자닌 채권은 기존 주주 입장에서는 주주가치 희석 요인이며 대규모 전환청구가 발생하면 단기적으로 수급에 부담이 될 수 있다"면서 "코스닥 벤처펀드 출시 1년이 지난 만큼 이제 순차적으로 돌아오는 메자닌 채권의 전환청구 개시일을 걱정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한지영 케이프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수요 급증으로 밸류에이션이 지나치게 높으면서 리픽싱 조항 없이 발행된 CB의 경우 투자자 보호 측면에서 문제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inishmor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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